“이런 식이면 한나라당 후보 안찍겠다”

  • 입력 2008년 2월 21일 03시 00분


인명진 윤리위장 “공천심사 철저히 계파안배로 진행”

한나라당 4월 총선 후보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인명진(사진) 윤리위원장이 20일 “현재 지역구별로 진행되고 있는 (4월 총선 후보) 공천 심사가 철저하게 이명박-박근혜 계파 안배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식이면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찍지 않겠다”고 선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인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내가 사는 지역구에서 1차 심사를 통과한 4명의 후보 모두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누구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들 중 누가 공천을 받더라도 표를 주지 않겠다”며 “통합민주당에서 바람직한 후보를 내면 찍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나라당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수년간 당을 위해 봉사해 왔고 대선 승리에 기여했는데 1차 심사부터 탈락시켜 여론조사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 건 지나친 처사”라고 덧붙였다.

1차 심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진 길기연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 지지자들은 20일 여의도 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선 승리에 기여한 길 위원장과 지역 당원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항의했다.

서울 중랑을에서 4배수에 끼지 못한 윤상일 예비후보는 “면접에서 ‘공천을 받으면 주소를 옮길 예정이다’ ‘모 최고위원과 상의해 이곳을 지원했다’라고 말한 후보들이 심사를 통과해 의구심이 많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동생 근령 씨의 약혼자 신동욱(서울 중랑을) 백석문화대 교수는 “공심위가 재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밀실 공천을 약속받은 의혹이 있는 사람들의 실명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서울 송파병의 이원창 당협위원장과 지지자들은 “지역과 전혀 연고가 없는 당직자가 이 당선인과 강재섭 대표의 지시로 공천을 신청했다는 소문을 내고 있다”며 “낙하산 공천이 단행되면 분신자살도 불사할 것이며 총선에 막대한 지장이 빚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수도권 의원 중 단수 후보가 못 되고 다른 신청자와 함께 2배수로 압축된 K, W, P 의원은 공심위에 “단독 후보가 안 된 이유가 뭐냐”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