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마담 되지 않겠다’ 이경숙 인수위원장 의욕적 행보

  • 입력 2007년 12월 29일 0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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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숙명여대 총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초반부터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총장 업무와 인수위원장으로서 ‘학습’을 동시에 해야 하는 이 위원장에게 요즘 하루 24시간은 짧게 느껴진다고 한다. 식사를 거르는 횟수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

이명박 당선자가 이 총장을 위원장으로 임명했을 때만 해도 한나라당과 이 당선자 주변에서는 ‘얼굴마담 정도가 아니겠느냐’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4선의 김형오 의원이 인수위 부위원장으로 발탁되면서 인수위는 실질적으로 김 부위원장이 이끌어갈 것이란 예측도 나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총장이 위원장으로 임명된 25일 이후 3일 동안의 행보를 지켜본 인수위 관계자들은 이 위원장의 적극성에 놀라고 있다.

이 위원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열린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서 “날짜를 따져 보니 2월 25일까지 그렇게 많은 날이 남아 있지 않다. 업무에만 전념하셔야 할 형편이다”고 운을 뗐다.

이 위원장은 이어 “저 같은 경우 대학 기말시험 보는 기분이다. 요즘처럼 열심히 공부했으면 최우등 졸업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이 위원장은 이 당선자의 공약집과 16대 대선 때 인수위 백서를 모두 챙겨 공부하느라 밤을 새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목소리도 내기 시작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인수위의 활동 방향과 관련해 우리는 무엇보다 도덕적 우위를 선점해야 한다. 당선자가 말한 국민을 섬기는 리더십 원칙 속에서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적 약자와 서민을 배려하고 국민의 눈물을 닦아 주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그 같은 정책의 중심에 바로 사람이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27일 오후 간사단 회의에서는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실무진은 이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을 줄 알고 위원장석에 김형오 부위원장 자리를 마련했다. 그런데 회의 시작 시간에 맞춰 이 위원장이 회의장으로 들어서자 허둥지둥 김 부위원장 자리를 옆으로 밀쳐내고 이 위원장 자리를 급하게 마련한 것. 인수위 관계자는 “회의 하나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이 위원장의 적극성에 인수위 직원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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