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동영상' 막판 기싸움 치열

  • 입력 2007년 12월 17일 22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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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대 대선 투표일을 이틀 앞둔 17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한나라당 이명박,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막판 이슈로 재부상한 BBK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정동영, 이회창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특검법 수용 발표를 '시간끌기용 속임수'라고 규정하면서 즉각적인 사퇴를 압박한 반면, 이명박 후보는 이들 후보의 공세를 '총선용 구태정치'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직권상정된 '이명박 특검법'을 신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의원 등만 참석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한나라당은 내용과 절차상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본회의에 불참했다.

정동영 후보는 이날 경기 성남과 의정부 등 수도권 유세를 통해 이명박 후보를 '제2의 탁신, 제2의 닉슨'으로 몰아붙이며 "'이명박 특검법' 통과로 오늘부로 이명박씨는 후보가 아니라 '이명박 특검법'의 범죄 피의자일 뿐"이라며 "검찰이 짜맞추기 수사로 이 후보를 살려냈지만 당초 제대로 범죄행위를 발표해 기소했더라면 이 후보는 그것으로 후보 자격을 박탈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또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반대하는 사람을 한군데로 모으면 선거혁명이 일어나 이긴다"면서 '반부패연대'를 제안하고, "차기정부를 반부패공동정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은평소방서를 방문해 소방관들을 격려하고 염리동 서울여고를 찾아 학생·교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강원 춘천과 원주에서 유세를 벌인 뒤 오후에는 경기 안산과 인천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 막판 강행군을 펼쳤다.

이 후보는 춘천시청 유세에서 "자기와는 상관이 없다고 말한 그 회사를 자신이 설립했고, 또 28.8% 이득도 올렸다고 말한 동영상이 떴다"면서 "이렇게 눈뜨고 빤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국가지도자가 되고 어떻게 이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겠느냐"고 공세를 폈다.

이 후보는 오후 인천 남동갑 선거 연락사무소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도 "또 한번 (대선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거짓말을 일삼는 야당 후보는 대통령이 돼서는 절대 안된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역사적 결단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이날 수도권과 호남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면서 'BBK 동영상'이라는 마지막 고비를 '정치적 음모'라며 역공하면서 정면 돌파에 주력했다.

그는 수원 유세에서 특검법 국회 통과와 관련, "나는 특검을 하든 재수사를 하든 당당하고, 사실은 사실이니까 어떤 것도 두려움이 없다"며 "지금 정권교체를 방해하러 청와대까지 개입했다. 사기범의 말을 믿고 대한민국의 검찰의 말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이제는 공갈범의 말을 믿고 저를 협박하고 있다"며 범여권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시장에 모여든 3500명의 청중들을 향해 "도와주시기 바란다"는 호소를 수차례 거듭한 뒤 "마지막 정치 음모 속에서 나를 지켜줄 사람은 오직 여러분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북 익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과거 호남이 정치에 묶여있는 동안 안타깝게도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됐고 경제는 낙후됐다"면서 "호남에는 지금 무엇보다 경제를 살릴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순회하며 막판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였고 민주당 이인제 후보도 노량진수산시장 등 서울도심 10여 곳에서 순회 유세를 벌였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서울시내 주요 지하철역을 돌며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혔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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