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2차 TV토론

  • 입력 2007년 12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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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사교육비 반감” 鄭 “수능시험 폐지” 昌 “예산 80조 투입”

■ 교육분야 팽팽한 설전

11일 TV 합동토론회에서 대선 후보들은 교육개혁과 사교육비 절감 방안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교육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면서도 해법은 달랐다.

▽사교육비 절감 방안=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사교육비를 줄이려면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 공교육만으로도 대학을 갈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특히 사교육비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영어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유학을 가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영어교육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사교육비를 풀어내는 게 차기 대통령의 제1 책무다. 열정을 갖고 반드시 해내겠다”며 “세계적 수준의 대학 15개를 육성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공교육을 획기적으로 개혁해 사설학원과 같거나 더 우수하도록 하겠다”면서 “동시에 교사를 10만 명 증원해 경쟁력을 갖추게 하고 교육예산을 현재의 43조 원에서 80조 원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대학 내 영어마을을 설립하고 원어민 교사를 해외동포 자녀로 3000명 충원해 사교육비를 줄이고 공교육을 내실화하겠다”고 말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공교육에 두 배 이상의 예산을 쓰고 교사도 지금의 2배로 늘리겠다. 지역 대학을 세계화해서 입시 지옥을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자립형 사립고 증설 논란=자립형 사립고 증설을 두고 후보들 간 짝을 지어 논쟁을 벌였다. 이명박 후보와 이인제 후보는 증설에 찬성했고 나머지 후보는 부정적이었다.

이명박 후보는 “자립형 사립고가 대한민국에 6개 있는데 여기를 들어가려고 과외를 한다. 수요가 많은 데 공급을 줄여야 하느냐. 전국에 자립형 사립고 100여 개를 만들어 농어촌 학생들에게도 교육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인제 후보는 “현재 자립형 사립고 특목고는 57개인데 임기 내 100개까지 늘리고 그 대신 학생의 20%까지 장학금을 받도록 의무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는 “자사고 100개를 만들면 사교육 지옥으로 들어간다. 100개의 자사고에 들어가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과외를 할 것이고 사교육비는 2배로 폭등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국현 후보는 “특목고를 대폭 늘린다는 것은 특권층 5%만의 교육을 늘려 가겠다는 것”라고 반대했다.

▽대학 자율화 vs 대학 평준화=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대학 평준화를 주장하며 “국공립대를 통폐합하고 서울대 수준으로 집중 육성해야 한다. 사립대를 통폐합한 다음 대학입시제를 폐지하고 그 대신 고교 졸업 자격시험만으로 대학 입학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는 “대학 평준화는 엄청난 착각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고 정동영 후보도 “대학 경쟁력을 우선적으로 강화해야지 평준화는 거꾸로 가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이회창 후보는 “대학 평준화는 대학까지 하향 평준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인제 후보는 “지나친 평등주의는 지구상 남아 있는 좌파 정당도 채택하지 않는 낡은 정책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유력 후보들에 대한 집중 공세=정동영 후보는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위장 전입을 단속할 수 있겠느냐. 자식을 위장 취업시키고 뒤늦게 세금을 내면 무사할 것 같으냐”고 비판했다.

권영길 후보는 “이 후보님, 정말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인성교육을 위해서라도 대통령 되겠다는 생각을 접으시는 게 가장 좋은 정책”이라고 몰아세웠다.

이회창 후보는 “주가 조작한 젊은이와 동업하고 세금 탈루한 이명박 후보가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모으고 국가를 끌고 갈 수 있겠느냐. 이 후보는 마땅히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정동영 후보에 대해선 ‘교육 황폐화 책임론’이 집중 제기됐다.

이인제 후보는 “정 후보는 참여정부 교육정책의 대실패에 대한 사과부터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鄭 “위장전입 단속할 수 있나”

李 “정책보다 네거티브 심해”

‘사회기강’ 날선 공방… BBK 언급은 안해

주요 대선 후보 간 2차 TV 합동토론회에서는 당초 마지막 사회자 공통질문이 ‘사회기강 확립과 부정부패’에 관한 것이어서 ‘BBK 의혹 사건’을 둘러싸고 후보 간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작 이 문제는 나오지 않았다. 이 공통질문을 소재로 다른 후보를 직접 공격한 사람은 정동영 후보뿐이었다.

정 후보는 “이명박 후보가 내 다음 차례인데 ‘정치공세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이번 선거는 거짓과 진실의 대결”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정 후보는 “대구 수성구에서는 최근 학생들의 위장 전입을 단속하니 학부모들이 ‘대통령 후보도 한 일인데 왜 우리만 단속하느냐’며 항의가 빗발쳤다고 한다”며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위장 전입 문제를 단속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는 “정동영 후보는 정책보다 네거티브가 심한 것 같다”며 “나는 최장수 최고경영자를 하고 서울시장을 4년 동안 하며 인정받고 일했다”고 반박했다. 이명박 후보는 “정치권은 진실을 거짓으로 만드는 재주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정치꾼들이 그렇게 만든다”고 말했으나 위장 전입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회창 후보는 “나는 대법원장과 감사원장을 해 봤다”며 “거짓말하고 정직하지 못한, 원칙을 바꾸는 지도자가 법 질서와 사회 기강을 확립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국현 후보는 “우리는 유권자가 점심을 얻어먹으면 50배의 과태료를 내야 하지만 지도층에 대해서는 유전무죄”라며 “지도층 범죄에 대해 선진국에서처럼 가중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권영길 후보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불법 자금을 조성해서 한나라당에 ‘차떼기’로 줬는데 구속됐느냐”라며 “온갖 비리를 저지른 이 회장을 구속시킬 때만 국민이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제 후보는 “부패를 없애면 추가 경제성장 1%가 가능하다”며 “별도의 부패전담기구는 필요치 않지만 내부 제보자 보호제도를 만들어야 하며 감사원을 국회로 이관해 공직사회를 투명하게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손 잡으면 싸울 수가 없잖아” 사진촬영부터 신경전

11일 열린 대선 후보 2차 TV 합동토론회에서는 각 후보의 성향과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공세를 비켜가며 여유롭게 답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등 다른 후보들은 작심한 듯 이명박 후보에 대해 공세를 폈다.

무소속 이회창, 창조한국당 문국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위장 전입, 탈세, 거짓말’ 등을 거론하며 “이 후보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일 TV토론에서 이명박 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던 정 후보도 이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지만 인신 공격성 공세보다는 정책의 허점을 파고드는 모습이었다.

이명박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공세에 대해 “다른 후보들이 내 정책을 제대로 안 본 것 같다. 정책보다 네거티브가 더 심한 것 같다”며 맞대응을 않고 질문을 받아 넘겼다.

후보들은 토론 시작 전부터 스튜디오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정 후보가 분장하느라 방송 시작 2분 전까지 스튜디오로 들어오지 않자 제작진이 “시간이 없다. 사진 촬영을 위해 미리 앞으로 나와 달라”고 요청했지만 후보들은 “(정 후보가) 오면 일어나지”라며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사진 촬영 때도 사진기자들이 “손 한번 잡아 주세요”라고 주문했지만 후보들은 선뜻 응하지 않고 머뭇거렸다. 이명박 후보는 “손 잡으면 (토론 때) 싸울 수가 없잖아”라고 말했다.

한편 후보들은 양성 평등 실현 방안으로 ‘여성 일자리 150만 개 창출’(이명박), ‘출산호봉제 도입’(정동영) ‘3∼5세 유치원 비용 국가 전액 부담’(이회창) 등 여성 일자리와 보육 지원 관련 공약들을 발표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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