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닫고 鄭 떼고…단일화 사실상 무산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는 8일 논평을 통해 TV 공개토론을 불허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유감을 표시하고 “현실적으로 공개토론이 무산된 만큼 원점에서 재검토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선대위는 “과정(토론) 없는 결과(단일화)는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고, 대선 승리의 방도가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후보도 9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정 후보를 겨냥해 “지난 실정(失政)에 대한 반성 없이는 도와주려고 해도 도와줄 수가 없다”면서 “부패수구 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 도울 것은 도와야 하나 신당 쪽에서 세력 중심의 단일화만 요구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문 후보 측 김갑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시민사회단체 및 범여권에서 단일화 무산 책임을 문 후보에게 돌린 것과 관련해 “과반 의석을 가지고도 민심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 여당”이라며 “문 후보에게 분열의 책임을 떠넘겨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 후보 측은 아직 협상 결렬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더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라는 분위기다.

협상 결렬의 표면적인 이유는 TV 토론 무산이지만 양측은 중재에 나섰던 시민사회 원로 모임이 ‘중재 중단’을 선언할 정도로 단일화에 대한 의견 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 측은 ‘이명박-정동영’ 2강 구도 확립을 위해 문 후보가 필요했던 반면 문 후보 측은 ‘정 후보 사퇴 후 단일후보 등극’을 노렸던 것.

양측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물리적 마지노선인 13일 부재자 투표 시작 때까지 합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부재자 투표 이후 단일화가 이뤄지면 한쪽 표는 사표(死票)가 된다.

정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단일화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늦은 데다 양쪽을 합쳐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지지율의 절반도 안 돼 동력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 각개약진으로 대선을 치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촬영 : 김동주 기자

촬영 :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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