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남측 방문 이틀째인 30일 청와대를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했다. 남북 총리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 김영일 내각총리에 이어 보름 만에 북한 고위급 인사가 또다시 노 대통령을 찾은 것.
북한 측에서는 김 부장과 최승철 부부장, 원동연 통전부 실장, 이현 통전부 참사 등 6명이, 우리 측에서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서훈 국정원 3차장,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장, 백종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 윤병세 대통령안보정책수석비서관이 각각 참석했다. 오후 5시 25분 시작된 면담은 예정시간(오후 6시)을 넘겨 6시 15분에 끝났다.
노 대통령은 “6자회담에서의 진전을 꾸준히 달성해 가는 한편 미국과 북한의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접근해 달라”며 “이런 노력은 남북정상선언의 차질 없는 이행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10·4 남북정상선언 이행과 관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 부장을 서울로 보낸 것 자체가 북측의 남북정상선언 이행에 대한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김 부장은 “남측이 여러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신의를 갖고 정상선언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6·15 공동선언으로부터 시작된 평화번영의 흐름이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김정일 위원장의 별도 친서를 전달하지는 않았으나 “대통령이 바쁘셔서 시간을 내줄지 모르겠지만 혹시 만나게 되면 안부를 전해 달라”고 했다는 김 위원장의 안부 인사를 구두로 전달했다. 노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게 각별한 안부 인사를 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부장은 이날 오전 김만복 국정원장의 안내로 해군 헬기를 타고 경남 거제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비롯해 부산을 방문했다.
김 부장은 노 대통령과의 면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방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1일 경기 성남시 분당의 SK텔레콤 홍보실을 견학한 뒤 김만복 원장과 회담을 갖고 경의선 육로를 통해 평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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