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5냐 7 대 3이냐… 지분싸움 끝내 걸림돌

  • 입력 2007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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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없고…한명숙 대통합민주신당 선대위원장(오른쪽)이 19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민주당과의 통합 및 후보 단일화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간은 없고…
한명숙 대통합민주신당 선대위원장(오른쪽)이 19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민주당과의 통합 및 후보 단일화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갈 길은 멀고…박상천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합당 및 후보 단일화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갈 길은 멀고…
박상천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합당 및 후보 단일화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신당 - 민주당 통합 파열음

사실상 타결에 이르렀던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 및 후보 단일화 협상이 19일 지분 문제를 놓고 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민주당 통합협상단장인 최인기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합민주신당 문희상 통합협상단장이 협상 결렬을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일단은 결렬, 여지는 남아=최 원내대표는 “문 단장이 당초 12일 4인 회동 합의사항 중 통합신당 의결기구 구성비율을 ‘5 대 5’로 했던 것을 ‘대통합민주신당 7 대 민주당 3’으로 변경하지 않는 한 협상을 더 진행할 수 없다고 알려 왔다”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현재 상황으로 협상 여지는 없는 것으로 본다”면서도 “일단 오늘 협상의 문을 닫았으나 상황 변화가 있으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며 재협상 여지는 남겨 두었다.

협상이 다시 난항으로 바뀐 데는 양당의 ‘밥그릇 싸움’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문희상, 최인기 단장은 전날 심야회동에서 양당 대선 후보와 당 대표 등 4인 회동 합의사항 중 ‘대선 후 내년 6월 전당대회 개최’를 ‘내년 4월 총선 이전에도 개최 가능’으로 바꿀 수 있다는 선에서 접점을 찾았다. 그러나 이날 새벽까지 진행된 조문 작업 과정에서 문 단장이 당내 시민사회 출신 등의 강한 반발을 반영해 ‘의결기구 구성 5 대 5’를 ‘7 대 3’으로 재조정하자고 하면서 타결이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인 회동 합의 가운데 전당대회를 내년 6월 이전으로도 앞당길 수 있다”는 ‘양보안’을 공개하며 “오후 4시까지 수용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혀 달라”고 공을 대통합민주신당에 넘겼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오후 2시 반부터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3시간여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열어 논의한 뒤 결렬을 통보했다.

▽정동영 리더십 큰 상처=양당의 통합 및 후보 단일화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정 후보 측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 매진할 수밖에 없게 됐다.

민주당이 재협상 여지는 남겨 놓았지만 ‘의결기구 구성 7 대 3’을 마지노선으로 못 박은 대통합민주신당이 조건을 완화하고 재협상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정 후보는 이번 통합 협상에서 리더십에 적잖은 상처를 입게 됐다. 4인 회동 합의에 대해 당 최고위원회의가 사실상 재협상 요구를 하면서 한 번 흠집이 난 정 후보로서는 이번 협상 결렬로 당 장악력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일부 친노(親盧·친노무현) 및 중립성향 386 의원들은 4인 회동 합의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오전 선대위회의에서 그가 “의원들이 뛰지 않는다”며 질책한 뒤 한나절이 못 돼 그가 주도한 통합협상 자체가 또다시 부정당했다. 이날 부산·경남 지역을 방문한 정 후보는 이 소식을 듣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4인 회동에서 양당은 대선 후보 등록일인 25일 이전에 중앙선관위에서 합당 처리를 마치려면 19일까지는 신고해야 한다고 데드라인을 설정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선관위 측은 “24일까지 합당이 마무리되려면 늦어도 22일까지는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박상천 대표, 이인제 후보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사기정당·배신정당 통합 합의 파기 규탄대회’를 열고, 이 후보는 별도 기자회견을 통해 후보 단일화에 대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文은 열릴까▼

정동영 “文후보와 공동정부 연합” 적극 구애

문국현 “鄭후보, 국민에 失政사과부터 하라”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통합이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간 단일화 협상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19일 부산 지역 방송사 합동토론회에서 “문 후보와의 연대는 공동정부를 위한 선거 연합, 미래 연합”이라며 거듭 단일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이날 광주 말바우시장에서 “(정 후보는) 우선 국민 앞에 실정을 설명하고 의미 있는 사과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 창조한국당 김영춘, 정 후보 측 민병두, 대통합민주신당 이계안 의원 등은 17일 만나 단일화 논의를 했고 대통합민주신당 한명숙 전 총리도 17, 18일 문 후보를 직접 만나 연대 및 단일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견해차만 확인했다.

정 후보의 핵심 측근은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연합 같은 공동정부를 제안한 셈이다. 문 후보가 공동정부 합의를 선언하면서 사퇴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4일까지 민주당과의 통합 및 이인제 후보와의 단일화를 이루면서 동시에 문 후보와도 단일화를 성사시킨다는 복안이다. 범여권 진영이 정 후보로 뭉쳐 있어야 검찰의 BBK 사건 수사 결과가 나올 때 그 효과를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다는 것.

문 후보 측은 “(단일화 없이) 그냥 가자”는 의견과 “그래도 합쳐야 한다”는 견해가 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문 후보는 대통령후보 등록(25, 26일)을 마친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정 후보 측은 이미 대세가 정 후보로 기울었으니 문 후보가 대의를 위해 희생해 주기를 원하지만, 문 후보 측은 지지율을 10%대로 올릴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누가 범여권 후보가 되느냐’를 놓고 경쟁이 가능해진다는 계산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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