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뛰지 않는다” 불만 터뜨린 정동영

  • 입력 2007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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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오른쪽)가 19일 한국노총 부산지부를 찾아 정책토론 간담회를 개최했다. 부산=최재호  기자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오른쪽)가 19일 한국노총 부산지부를 찾아 정책토론 간담회를 개최했다. 부산=최재호 기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가 후보 등록을 일주일 남겨 놓고 제 역할을 안 하는 당내 의원들에게 불만을 터뜨렸다.

정 후보는 19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 “최근 전국 각지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무도 뛰지 않는다’는 하소연”이라며 “이번 선거는 정동영만의 선거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정 후보는 16대 총선에서 3표 차로 낙선한 경험이 있는 문학진 의원을 거론하며 “국회의원만 3표 차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대통령 선거도 3표 차로 좌우될 수 있다. 한 걸음만 더 옮기면 패배와 승리의 갈림길에서 승리의 길로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또 “오늘부터 후보 등록일인 다음 주 월요일까지 일주일 동안 전체 판세의 70%가 좌우된다”며 “140명 의원들께 요구한다. 필사즉생, 분골쇄신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 후보의 이날 발언은 당내에서 정 후보계를 제외하면 사실상 선거 운동을 ‘태업’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로 소속 의원들의 참여가 부진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선 의원은 “정 후보 진영을 제외하면 대부분 의원이 대선보다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지역구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정 후보가 선거과정에서 상처받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후보가 직접 합의한 민주당과의 합당 조건에 반발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정 후보가 측근들을 중심으로 ‘인의 장막’을 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 후보가 측근 몇 명과 경선에서 공을 세운 인사의 말만 듣고 있다”며 “당 안에서는 후보 측 특정 인사가 ‘전횡을 휘두르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정 후보는 이날 부산 연제구 한국노총 부산지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명박 후보를 겨냥해 “지금까지 대세론을 믿은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다”며 “대세론에 의지하면 국민의 소리를 무시하게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최고경영자(CEO)는 이윤 추구가 목적이며, 이윤 추구에 장애가 되면 제거하는 것이 임무”라며 “CEO 정신으로 국가를 경영하면 국가는 대립과 배제, 소외로 점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 창원공단 내 항공기 부품 중소기업인 수성기체㈜를 방문해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황무지에서 창원공단과 조선, 자동차 산업을 일으켰는데 이를 밑거름 삼아 다음 단계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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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 촬영 : 김동주 기자


▲ 동영상 촬영 : 김동주 기자

▼재야원로들 범여권 후보 단일화 촉구▼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박형규 목사, 함세웅 신부 등 재야 원로 16명은 19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민주개혁세력 내부의 가치 논쟁에 몰두하기보다 공통의 가치를 중심으로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역 기반을 지닌 정당은 지역 기반을, 원내 의석을 가진 정당은 의원들의 힘을, 참신한 정책 구상과 인력을 자랑하는 집단은 정책과 인력의 참신성을, 독자적인 민중조직을 지닌 집단은 이를 대선 승리에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성명에는 한승헌 전 감사원장, 시인 고은 씨, 소설가 황석영 씨,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김성훈 상지대 총장,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등이 참여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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