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지지는 정동영 돕는 것”

  • 입력 2007년 11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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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 포기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동주 기자
9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 포기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동주 기자
한나라 의총, 昌에겐 사퇴촉구 朴에겐 화합촉구

한나라당은 9일에도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에 대한 파상 공세를 이어갔다.

이날 개최된 긴급의원총회에서는 이 전 총재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이 봇물을 이뤘다. 이와 함께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서도 ‘이제는 진정성을 보여 달라’는 주문이 잇따랐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이회창 씨는 그야말로 당원과 국민,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을 했다”며 “한나라당 의원과 당원 중에는 아무도 이회창 씨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또 “이회창 씨를 지지한다면 바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인) 정동영 씨를 도와주는 것이고, 정 씨의 당선은 좌파정권을 연장하는 결과”라면서 “일시적으로 이회창 씨를 지지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다 돌아오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돌아오는 그분들을 따뜻이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원희룡 의원은 “반드시 정권을 교체하겠다는 국민의 피눈물 어린 희망에 이렇게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느냐. 이번 출마는 보통 잘못이 아니라 아주 잘못된 것이다”며 “국민의 열망에 반하고 명분이 없고 구태의 부활”이라고 비판했다.


▲ 촬영: 김동주 기자


▲ 촬영: 김동주 기자

이강두 중앙위원회 의장도 “당을 만들고 두 번이나 정권교체 실패로 몰아넣은 장본인이 정권교체의 문 앞에서 재를 뿌리고 있다”며 “이회창 씨의 출마는 단순한 역사의 오점이 아니라 현대사에 먹물을 쏟아버린 치욕과 수치의 점철”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그는 “감나무 밑에 누워 홍시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다가 안 되니까 감나무를 통째로 흔들어 홍시를 주워 먹겠다는 추잡한 욕심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순천자(順天者·하늘에 순종하는 자)는 흥하고 역천자(逆天者·하늘에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고 꼬집었다.

권오을 선대위 유세지원단장은 “이 전 총재가 출마 기자회견에서 남북문제에 대한 당의 기조를 비판했는데 지금 다시 수구 냉전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냐”며 “출마 기자회견은 이 전 총재의 독선과 배신, 위선의 극치를 보여 줬다”고 일갈했다.


▲ 촬영: 김동주 기자

이날 의총에서는 박 전 대표의 적극적 지원을 요구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원 의원은 “승자의 포용에는 진정성이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패자의 승복에도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며 “마지못해 하는 소극적인 태도는 승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연이라도 주연만큼 열연하는 드라마가 있으면 관객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고, 그런 조연에게 다음에 주연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당권, 대권이 분리돼 있다. 승자도 내년 공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권 유세지원단장은 “정치를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왜 벌써부터 내년 총선 걱정을 하느냐. 그때가 되면 그때 판이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장에는 ‘권력노욕 배신정치 이회창은 사퇴하라’ ‘정권교체 가로막는 이회창은 사퇴하라’ 등이 적힌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또 의원들은 ‘국민배신 역사배신 온국민이 분노한다’ ‘원칙무시 이회창은 후보직을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이 전 총재를 규탄하는 결의문도 채택했다.

이재오, 中상하이로 출국

한편 한나라당 최고위원직과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사퇴한 이재오 의원이 9일 중국 상하이(上海)로 떠났다. 이 의원의 측근인 진수희 의원은 “지인의 집에서 며칠 머물다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dongA.com에 동영상


▲ 촬영: 김동주 기자


▲ 촬영: 김동주 기자


▲ 촬영: 김동주 기자


▲ 촬영: 신원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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