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자이툰 주둔 1년 더 연장…연말 철군 약속 어겨 죄송”

  • 입력 2007년 10월 2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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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3일 “정부는 자이툰부대의 병력을 올해 말까지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고, 나머지 병력의 철군 시기를 내년 12월까지 단계적으로 철군하도록 하는 안을 국회에 제출하려 한다”며 “국민과 정치권의 이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지금은 한미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 연말로 예정된 자이툰부대의 철군을 1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6자회담이 성공적 결실을 이뤄가고 남북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한미 간의 긴밀한 공조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파병 연장에 찬성 방침을 밝혔지만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노동당은 반대하겠다고 선언해 국회 동의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선 후보들이 파병 연장안에 대해 견해차를 보여 대선 정국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 대통령은 “정부가 지난해 한 약속(올해 말 철군)과 다른 제안을 드리게 된 점에 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그러나 이 시기에 더욱 중요한 것은 국익에 부합하는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정치권에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한미동맹 취지는 이해하지만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반대 방침을 재확인했다.

반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파병 연장 방침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24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이 후보의 파병 연장 찬성 견해를 당론으로 정할 방침이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파병 연장을 강하게 비판했고, 범여권 후보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되는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도 반대했다. 그러나 이인제 민주당 후보와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는 찬성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美 “한국정부 결정에 감사”▼

숀 매코맥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3일 한국 정부의 이라크 파병 연장 발표에 대해 “우리는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려는 이라크 국민을 한국이 계속 도우려 한다는 사실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이라크 파병은 결국 각국의 능력과 역량에 따른 독자적인 결정”이라며 “한국의 그간의 헌신과 앞으로의 기여를 고맙게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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