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총재, 무소속 출마설 ‘솔솔’

  • 입력 2007년 10월 19일 1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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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정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돼 정국이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정치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이름이 다시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 전 총재는 19일 오후 국가디자인연구소가 개원 1주년을 기념해 '변환기 시대를 대비한 새로운 국가디자인과 국가지도자의 리더십'을 주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연설에서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국가지도자나 정권이 정직하지 못하고 또 법치주의에 역행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잃는 일"이라며 "이것은 국가에는 재앙이며 국가의 신뢰와 명예를 땅에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은 최근 '이회창 무소속 출마설(說)'이 나도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회창 무소속 출마설'의 요지는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향후 범여권의 치열한 검증 공세에 시달리며 현재 50% 안팎의 지지율이 30%대로 급락, 좌파 정권 재집권 저지에 먹구름이 드리울 경우에 대비해 이 전 총재가 보수세력의 대안이 된다는 것.

이 같은 '시나리오'는 정치권 일각에서 오래 전부터 회자됐지만 최근 이 전 총재와 이 후보간 '불편한' 관계 때문에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다.

시장 시절인 2005년 한 시사주간지에 "노무현과 이회창을 놓고 인간적으로 누가 더 맘에 드냐하면 노무현"이라고 언급해 이 전 총재의 반발을 산 적이 있는 이 후보는 최근 언론인터뷰에서도 이 전 총재의 선대위 상임고문직 수락 여부를 놓고 "상임고문직을 제안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와전'되면서 이 전 총재가 불쾌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정작 이 전 총재 본인은 대선 출마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강하지만, 주변에서 이를 권유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돌고 있다.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주 이 전 총재와 식사 자리를 가진 것은 이런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당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캠프 상임고문을 역임했던 서 전 대표는 경선 이후 "이 후보측이 박 전 대표측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 국민의 저항을 받을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이날 만남이 단순한 식사 자리 이상의 의미를 가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 이 전 총재가 최근 지난 대선에서 자신을 도왔던 교수들을 초청해 식사를 함께 했고, 이 자리에서 일부 교수들이 '이회장 무소속 출마설'을 언급하며 정책 준비에 나서기로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지난해 8월 결성된 '충청의 미래'(대표 박석우) 모임도 이날 이 전 총재를 17대 대선 후보로 추대하기로 결의하고, 오는 23일 이 전 총재 사무실 앞에서 회원 2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전 총재 제17대 대선후보 출마 추대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총재는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대선에 직접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권 교체를 위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장에는 이 전 총재 지지자 100여 명이 몰렸고, 이 중 일부는 '이회창 대통령'을 연호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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