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나를 도운 사람들이 죄인인가”

“임기 남은 분들 자르거나 한직 발령” 당직인사에 강한 불만

한나라당 박근혜(사진) 전 대표가 15일 경선 이후 공개적으로는 처음 이명박 대선 후보 측의 당직 인사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났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음식점에서 경선 당시 캠프를 출입했던 기자들과 식사하면서 “(경선에서) 저를 도왔던 사람들을 제거하고, 임기가 다 되지도 않은 사람들을 자르거나 한직으로 보낸다는데 그분들이 무슨 죄인이나 되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오늘은 우울한 이야기를 안 하려고 했는데, 제가 요즘 하는 일 중에 많은 일이 이런 전화를 받는 것이다. 받을 때마다 난감하다”며 “그동안 제가 정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고 당 대표가 된 뒤에는 기득권을 다 포기했다. 정치는 신의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날 발언은 최근 단행된 당 사무처 인사에서 경선 당시 박 전 대표 측으로 분류됐던 당직자들이 맡던 핵심 포스트에 이 후보 측 인사가 대거 임명된 것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 측은 최근 충남 충북 울산 경북 전남 등 5개 시도당의 사무처장 인사에서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이 대기 발령을 받고 이 후보 측 인사들이 잇달아 처장 직무대행으로 임명된 것에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