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더 계시죠” 盧 “상의해 봐야”…일정연장 싸고 한때 술렁

  • 입력 2007년 10월 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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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바뀐 김정일북한을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오른쪽)이 3일 숙소인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기념 촬영을 한 뒤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자리를 옮기고 있다. 파도가 거세게 치는 배경 그림은 해금강 총석정을 그린 것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도 이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했다. 평양=연합뉴스
표정 바뀐 김정일
북한을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오른쪽)이 3일 숙소인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기념 촬영을 한 뒤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자리를 옮기고 있다. 파도가 거세게 치는 배경 그림은 해금강 총석정을 그린 것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도 이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했다. 평양=연합뉴스
오늘 오전 평화선언 형식 공동선언문 발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4일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경제협력 방안, 한반도 통일을 위한 노력 등의 내용을 담은 평화선언 형식의 공동선언을 발표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3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열고 △한반도 평화 △남북 공동 번영 △화해와 통일 등 3대 의제에 대한 원칙적 합의사항을 공동선언에 포괄적으로 담는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포괄적 원칙을 담은 선언은 신사협정에 가까운 것으로 일반적으로 합의문에 비해 구속력이 낮다.

노 대통령을 수행해 평양을 방문 중인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4일 오찬 전에 선언 형식으로 합의사항을 발표하기로 했다”며 “평화체제 문제에서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선언의 주체 및 발표 형식에 대해 “양 정상이 함께 선언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고, 김 위원장이 베풀 예정인 환송오찬 전에 별도의 (선언 발표) 세리머니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속개된 정상회담 2차 회의에서 “모레(5일) 서울로 돌아가시는 게 어떠냐”고 깜짝 제안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경호, 의전 쪽과 상의를 해야 한다”며 “큰 것은 제가 결정하지만 작은 일은 제가 결정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결국 노 대통령은 예정대로 2박 3일의 일정을 마치고 4일 오후 귀경하기로 결정했다. 김 위원장도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 해도 되겠다. 본래대로 합시다”라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앞서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 1차 회의 직후 평양 옥류관에서 남측 방북대표단과 오찬을 함께하며 “한 가지 쉽지 않은 벽을 느끼기도 했다. 남측이 신뢰를 가지고 있더라도 북측은 아직도 남측에 여러 가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5·1경기장에서 아리랑 공연을 관람한 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관계자들을 위한 답례 만찬을 주재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개성공단과 같은 협력 거점을 단계적으로 넓혀 나간다면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경제공동체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4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개성공단을 방문한 뒤 서울로 돌아온다.

평양=공동취재단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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