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어 손을 잡다…2007년 평양 ‘차분한 만남’

  • 동아일보
  • 입력 2007년 10월 3일 02시 58분



노무현 대통령은 방북 이틀째인 3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공식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경제협력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한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 분단 이후 2000년 처음으로 열렸던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회담 이후 7년 만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일 “두 정상은 남북 공동번영, 한반도 평화, 화해와 통일을 주제로 평화체제 구축과 경제협력 방안 등에 대해 포괄적인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횟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충분히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을 만큼 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의 결과물로 ‘평화선언’ 형태의 합의문 채택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2일 평양∼개성 고속도로를 통해 평양에 도착한 뒤 김 위원장의 직접 영접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4·25문화회관 앞 광장에서 열린 환영행사에 사전 예고 없이 나타나 “반갑습니다”라는 인사로 노 대통령 내외를 맞았다. 노 대통령도 “반갑습니다”라며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평양 도착 성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라며 “남과 북이 힘을 합쳐 이 땅에 평화의 새 역사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환영행사에 앞서 인민문화궁전 앞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영접을 받은 뒤 무개차를 타고 4·25문화회관까지 6km가량 평양 거리에서 카퍼레이드를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 상임위원장과 1시간 40분 동안 면담을 하고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공동번영, 화해와 통일을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한국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걸어서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노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오전 9시 5분경 걸어서 MDL을 넘기 직전 ‘평화의 메시지’를 통해 “이 걸음이 금단의 벽을 허물고 민족의 고통을 해소하는, 고통을 넘어서서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평양=공동취재단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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