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수도권 용적률 완화? 이 무슨 망발”

  • 입력 2007년 9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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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盧대통령-한나라 ‘이명박 발언’충돌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발언을 ‘망발’이라고 비판하자 한나라당이 대통령의 선거 개입이라고 반발하며 정면충돌했다.

노 대통령은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지역 혁신 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해 “오늘 아침에 ‘수도권에 용적률을 높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보도를 봤다”며 이 후보의 인터뷰 발언을 소개한 뒤 “이 무슨 망발이냐”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17일자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한가운데에서 재개발과 재건축을 하고 용적률을 조금 높여 주면 신도시 몇 개 만드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정말 지방은 포기해도 괜찮으냐”고 반문한 뒤 “선거의 시기라 무슨 말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선거법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 후보가 용적률을 언급한 것은 부동산 가격 안정 대책과 관련해 신도시 개발의 문제점을 거론하면서 다양한 대책의 하나로 언급한 것”이라며 “이 발언을 느닷없이 지방 문제와 연결해 공격하다니 도대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야말로 망발”이라고 비판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근거 없이 사실을 왜곡하면서 야당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노 대통령의 고질병이자 도를 더해 가는 대선 개입 행위로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특정 후보를 비판한 것이 아니라 정책적 반론을 편 것”이라며 “균형발전과 수도권 정책에 대한 시각에서 용적률만 높이면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 위험한 생각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대통령홍보수석실도 ‘청와대브리핑’에 글을 올려 “이 후보의 주장은 참여정부와의 인위적 차별성을 내세워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가세했다.

청와대는 또 이날 발간한 ‘한국정치 이대로는 안 된다’ 책자의 에필로그에서 “‘경제대통령’ 구호 아래 70년대식 고도성장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후보도 있다”며 이 후보를 겨냥했다. 그에 이어 “개발독재시대의 성장 지상주의가 안고 있던 여러 문제점은 결국 외환위기로 귀결되었다는 사실에 눈을 감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 10년간의 변화들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극히 퇴행적이고 위험스러운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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