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경선이 당의장 선거는 아닌데…”

4곳 중 1곳도 1위 못해…광주서 ‘한나라당 전력’ 사과도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손학규 전 경기지사 진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선의 바로미터가 될 제주 울산 강원 충북 4곳의 경선 투표 결과 손 전 지사는 단 한 곳에서도 1위를 하지 못하고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게 뒤졌다. 특히 강원 울산 경선에서 친노 주자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에게마저 밀렸고, 16일 강원 충북 경선 합계에서는 3위까지 내려앉았다.

손 전 지사 측은 “4곳의 결과는 전체 경선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이날 캠프의 예측과는 달리 충북에서 정 전 의장에게 두 배 이상의 차로 패하자 “전체 경선의 모멘텀(동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15, 16일 경선 결과 발표 직후 손 전 지사 측의 긴급 전략·점검회의에서는 “조직 및 돈 선거가 극심하다”며 정 전 의장 측을 겨냥하면서도 “우리가 너무 나이브(순진)했다”는 의견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을 반영하듯 손 전 지사는 16일 오전 광주 무등산에 올라 한나라당 전력(前歷)을 공식 사과했다.

손 전 지사는 “광주를 훼손하는 정치세력과 함께했던 사실 때문에 여러분 마음에 상처를 드린 것을 광주영령과 광주민주시민 앞에 깊이 사죄드리고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신당 경선은 당의장 선거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대선 승리보다 당내 권력 분점에만 관심을 가진 패배주의는 용납할 수 없다”며 정 전 의장 측을 겨냥했다.

청주=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