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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8월 1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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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해 물밑 접촉을 벌여온 한국 정부와 탈레반이 대면 협상을 시작했다고 외신들이 잇따라 보도해 이번 사태 해결의 중요한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11일 새벽 이름을 밝히지 않은 아프간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가즈니 주 주도인 가즈니 시의 적십자사 사무실에서 오후 4시(한국 시간 오후 8시 30분) 탈레반 측 대표 2명과 한국 협상단 대표 4명 사이에 회담이 시작됐다. 국제적십자 관계자 4명도 회담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 측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도 “오후 6시 15분(한국 시간 오후 10시 45분)경 가즈니 주에서 회담이 시작됐다”고 10일 밤 연합뉴스와의 간접 통화에서 밝혔다.
아마디는 이에 앞서 현지 통신인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에 “우리 쪽 협상 대표로 물라 무하마드 바시르와 물라 나스룰라를 지명했으며 이들은 한국 정부와 대면 협상을 하기 위해 가즈니 시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즈니 주와 아프간 정부 관리가 우리 측 대표의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문서로 보장했다”고 말했다. 탈레반 측은 유엔이 협상 대표단의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한편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한국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대면 협상이 처음 이뤄질 것”이라며 “이 자리에선 인질들의 몸값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탈레반과의) 접촉을 유지하고 있으며 직접협상과 관련한 상황에 ‘조그마한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당장 사태가 해결돼 인질들이 석방되는 그런 성질의 진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마디는 이날 AP통신에 “한국 측 협상단과 얼굴을 마주하고 앉기 전에는 인질을 한 명도 죽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부족 원로회의 ‘평화 지르가’ 행사에 참석 중인 일부 대표는 한국인 인질들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슈크리아 바라크자이 아프간 하원의원과 자밀 후세인 반가시 파키스탄 교수 등은 “탈레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사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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