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아직은 접촉수준”

  • 입력 2007년 8월 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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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과 우리 정부가 직접 접촉해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탈레반과 우리 정부가 마주 보고 앉아 협상을 하는 ‘대면(對面) 협상’이 이뤄질까.

3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강성주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가 탈레반과 전화 접촉을 통해 직접 협상 일정을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날 한국 협상단과 탈레반 간에 협상장소를 둘러싼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아프간 가즈니 주 탈레반 사령관 물라 사비르 나시르는 2일 미국 CBS방송과의 통화에서 “한국 관리들과 대면협상 일정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직간접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접촉의 수준과 방식, 시기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요구조건인 (인질과 탈레반 죄수) 맞교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탈레반의 요구도 변할 수 있으므로 정부는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고 했다.

천 대변인은 “지금 상황은 ‘직접 협상’이라기보다는 ‘직접 접촉’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장단체와의 직접 접촉이 국제사회에서 전례가 없는 일은 아니며 국제사회가 추구하는 원칙에 배치된다기보다는 유연하게 적용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뜻을 미국과 아프간 정부에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납치세력과 직접 협상하지 않는다’는 국제 사회의 원칙을 어기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탈레반이 인질 석방 조건으로 몸값 지불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상황을 가정해 우리의 대응 폭을 미리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인질 협상에서 몸값은 공식화하지 않는 사안인 만큼 ‘본격 거론되면 생각해 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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