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인질 숫자 왜 혼선 빚었나

  • 입력 2007년 7월 22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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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피랍자 수를 둘러싼 혼선이 납치세력인 탈레반측의 확인으로 23명으로 정리됐다.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떠난 사람들과 현지 체류자들이 합류해 파악이 어려웠던데다 큰 사건에서 종종 제기되는 '중도 이탈'이라는 미확인 정보, 그리고 피랍자 일부의 현지어 구사능력이 더해지면서 설왕설래를 불러온 셈이다.

한국 정부는 피랍 사실이 확인된 20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피랍자 수를 '20명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날 저녁 때 `23명'으로 적시했다가 몇 시간 후 '21명'으로 정정하는 등 확인 파악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

이 와중에 아프간주재 한국대사관측이 피랍 당시 한국인들을 태웠던 버스 운전기사, 피랍 한국인들이 마지막으로 식사를 했던 한국 식당 관계자들의 증언을 기초로 피랍자를 23명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다시 늘어났다.

그러나 탈레반이 20일 밤 늦게 공식적인 요구사항을 처음 제시하는 과정서 다시 혼선이 빚어졌다. 당시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한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AP통신에 위성전화를 걸어 한국군 철수 요구를 전하는 한편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18명의 한국인을 살해하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피랍자 수는 다시 오리무중으로 빠져들었다.

탈레반이 '18명'이라고 밝혔지만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21일 브리핑에서 "(한국에서) 떠난 사람이 20명, 현지에서 합류한 사람이 3명으로 모두 23명으로 돼 있어 일단 23명으로 보고 있다"며 정부 입장을 정리했다.

그래도 혼선은 가시지 않았다. 피랍 이전에 몸이 안 좋아 일행에서 이탈한 사람이 귀국길에 올랐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미확인' 정보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이후 탈레반측의 아마디가 다시 외신과 회견을 하면서 인질 수는 점차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마디는 AP통신과 통화에서 한국인 인질과 같은 수의 탈레반 죄수 교환을 희망하면서 한국인 인질 수를 22명이라고 늘린데 이어 곧 로이터 및 AFP 통신과 통화에서는 23명으로 바로잡았다. 자신들이 붙잡은 인질들 중 5명이 아프간 언어인 다리어와 파슈투어를 사용해 아프간인으로 오인했었다고 설명도 덧붙였다.

아프간의 경우 전체 주민의 절반 가량은 타지크족이 쓰는 페르시아어 방언인 다리어를, 35% 정도는 파슈툰어를 각각 사용하고 있다

아마디의 설명대로라면 피랍자들의 현지어 사용 능력으로 인해 혼선이 더해졌던 셈이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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