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TF’ 보고라인, 차장이 핵심… 원장도 모르게?

  • 입력 2007년 7월 1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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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 前원장, 재임때 이상업씨 월권 불만 토로”

李씨, 청와대-여권으로 정보 ‘교통정리’ 가능성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 관련 자료를 조사한 국가정보원 태스크포스(TF)의 보고 라인은 어떻게 될까.

통상적으로 청와대에 대한 국정원 보고는 국정원장이 민정수석실과 국정상황실을 통해 하게 된다. 이 전 시장 측이 주장하는 ‘이명박 TF’가 가동됐다는 2005년 당시 국정원장은 김승규 전 원장이다.

하지만 이 전 시장 측은 이 TF의 보고가 김 전 원장을 거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시장 캠프 장광근 대변인은 “국정원 직원 K 씨→P 팀장→이상업 2차장→청와대 식의 보고 라인이 있었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2005년 당시 국내 담당 2차장이던 이상업 씨 산하에 비선의 ‘이명박 TF’가 가동됐다는 주장이다.

이런 분석에는 김 전 원장이 청와대 ‘386’이나 여권 친노 인사들은 물론 이 씨와도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점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 전 원장은 재임 시절 지인에게 “이 씨가 지나치게 일을 벌인다. 권한 밖의 행위도 하는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인은 “김 전 원장이 퇴임 때 국정원 내부 인사의 원장 발탁에 반대한 것은 김만복(현 국정원장), 이상업 씨 때문”이라고도 했다.

참여정부 초기 국정원 기조실장을 지낸 서동만 씨가 386 운동권 인사들이 연루된 ‘일심회’ 사건이 불거진 이후 2006년 10월 김 전 원장이 낙마하자 내놓았던 분석과 맥이 닿아 있다. 서 씨는 당시 “국정원 내부에 이호철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상업 국정원 2차장-김만복(현 국정원장) 국정원 1차장으로 이어지는 친노 ‘부산 라인’과 김승규 원장의 ‘호남 라인’ 간 영호남 인맥 대립이 악화돼 있다”고 분석했다.

김만복 국정원장이 “청와대 보고는 사안에 따라서 한다. (보고할 경우) 민정수석실에 한다”고 한 발언도 이 전 시장 관련 정보가 대통령민정수석실로 보고 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한다.

정치권에선 비선의 ‘이명박 TF’ 조사 내용이 범여권으로 흘러든 고리로 이 씨의 처남인 문희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목한다. 하지만 이 전 차장과 문 전 의장은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문제가 된 ‘부패척결 TF’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사전에 몰랐다고 해명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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