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 TF조사 사안따라 靑 보고"

  • 입력 2007년 7월 16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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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친인척의 개인정보를 열람해 논란을 빚고 있는 국가정보원 내부 '부패척결 태스크포스(TF)'는 국내부서국 현안지원과 소속이며, 사안에 따라 조사결과를 청와대에도 보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만복 국정원장은 16일 오전 한나라당 정치공작분쇄 범국민투쟁위의 2차 항의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부패척결 TF의 성격과 활동 등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보고사실 등을 시인했다고 투쟁위 소속 심재철 차명진 의원이 전했다.

두 의원의 브리핑에 따르면 김 원장은 우선 "현안지원과 내에 통상 명칭으로 부패척결 TF가 있으며, 복수의 팀이 운영되고 있다"면서 "청와대 보고는 사안에 따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부패척결 TF가 여러 건을 조사했고,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고 확인했으나 TF가 구체적으로 몇 개 인지, 조직과 인원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조사 대상자 선정방식에 대해선 "첩보에서 대상자라고 생각되면 조사한다"고만 전했다.

그는 '이명박 TF'가 있느냐는 추궁에 대해선 "없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 스크린 해 본 적 없다"고 단언했다. 정치인 및 대선후보에 대한 첩보활동 여부에 대해서도 "안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다만 "(이 전 시장의 처남) 김재정 씨에 대해선 (국정원 직원) A 씨가 개인차원에서 한 것"이라면서 "당시 '서초동 부동산을 가진 사람이 건보료를 체납했다가 납부했는데 그 돈이 이명박 계좌에서 들어왔다'고 어느 구청장이 식사자리에서 말했다는 첩보가 들어왔으나 확인해보니 근거가 없어 폐기했다. A 씨가 혼자서 정보를 수집한 것이며 외부로 유출은 안됐다"고 거듭 해명했다.

이상업 국정원 전 2차장의 보고서 사적유출 여부에 대해서도 "사적 유출에 대해 조사했는데 없는 걸로 확인됐다"고 일축했다.

김 원장은 또 국정원이 정부 17개 전산망과 연계돼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국방부 4개 망을 비롯해 외교부와 국정원 등이 국가안보망으로 연계돼 있으며, 국정원이 거기에 들어간다"면서 "(행정전산망에는) 안 들어간다고는 말 못한다. 무조건 열람할 수 없으며 공식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패척결 TF의 활동이 국정원법 제3조 위반이라는 지적에 대해 "(직무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정부조직법 16조에 따르면 국정원은 국가안전과 관련한 정보 업무를 추진하는데 국가안보의 개념이 시대 흐름에 따라 변한다"면서 "대북 업무 뿐 아니라 대테러 등 신 안보위협 등이 추가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국가안보라는 개념은 합목적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면서 "국익증진도 안보에 도움이 되는 만큼 국가안보의 개념에 포함된다. 부패는 국익증진에 반하는 개념이므로 부패척결 TF가 움직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김재경 의원이 "국가안보 개념을 합목적적으로 해석한다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라고 비판하자 "판례도 있다"며 부패척결 TF 운영의 당위성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부패척결 TF 조사건수가 106건에 이른다는 박계동 의원의 주장에 대해 "첩보를 믿지 말라"며 일축했고, 조사보고서 보존 여부에 대해선 "정보자료 관리 규정에 따라 관리할 것은 관리한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박근혜 X파일' 보유설을 제기한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와 이해찬 전 총리 면담 여부와 관련해선 "안 했다. X파일과 관련해 통화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뒤 "그 외에는 면담이나 통화를 했는지에 대해선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부패척결 TF 내용이 외부로 유출된 데 대한 내부 감찰 결과에 대해선 "(특정인물을) 제보자로 추정하고 있다"고만 짧게 답했다.

심재철 차명진 의원은 "국정원이 이 전 시장 얘기만 나오면 무조건 안 했다는 식으로 잡아떼고 박근혜 X-파일도 없다고 일축하고 있는데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면서 "김 원장이 국가안보를 합목적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하는 등 발언도 서로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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