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한풍’ 우려 노래방 폐쇄명령

  • 입력 2007년 7월 1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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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북한에서 유행하는 한류(韓流)를 차단하기 위해 정부의 승인 없이 만든 노래방, 영화방, 컴퓨터방 등을 모두 폐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인민보안성이 최근 전면 폐쇄를 명령한 노래방과 비디오방 등은 남측의 드라마나 영화, 노래 등을 통해 북한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남한풍’ 유통의 진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10일 본보가 단독 입수한 ‘사회와 제도를 고수하는 데 위험을 주는 자들을 엄격히 처벌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북한 포고문에서 확인됐다.

인민보안성은 3일 ‘공화국 정부의 위임에 따라 적들의 책동을 짓부시고 사회와 제도에 위험을 주는 행위와 전면 대결전을 벌리기 위해 다음과 같이 포고한다’며 북-중 접경지역인 평안북도 남양의 노동자구 세관 앞에 8개항의 포고문을 게시했다.

사회의 안전과 질서의 유지 강화 임무를 수행하는 인민보안성은 ‘국가의 승인 없이 돈벌이를 위해 만들어 놓은 노래방, 영화방, 녹화물시청방, 컴퓨터방, 전자오락과 가라오케방을 모두 없애라’고 지시했다. 또 ‘국가의 승인 없이 수신기 장치가 달린 컴퓨터, 복사기 등을 구입 판매 이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북한 인민들의 정신력 강화도 지시했다. 인민보안성은 ‘모든 공민들은 높은 정치적 계급적 원칙을 지키고 사회와 제도를 고수하는 데 위험을 주는 자들을 예리하게 살피고 견길히(굽힘없이) 투쟁하며 제때에 신고하라’고 했다.

인민보안성은 ‘이 포고를 어긴 자는 직위와 소속에 관계없이 형사책임에 이르기까지 엄벌에 처하며 가족과 함께 이주 추방하고 위법행위에 이용된 수단을 몰수한다’고 밝혀 이 같은 의지를 드러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으로서는 외부 정보 차단, 사상교육, 사회통제 등 ‘강압기제’가 현재보다 약해질 경우 심각한 권력누수가 올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에서는 남한 영화와 드라마가 대거 유입되면서 ‘남한풍’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 출연한 이영애 씨의 대사였던 “너나 잘하세요”를 변형한 “너나 걱정하세요”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기도 했으며, 남측에서 유행하는 머리 모양 등을 따라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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