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선 출마 선언 “중통령 시대 열겠다”

  • 입력 2007년 7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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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중(中)통령의 시대를 열어가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중(中)통령의 시대를 열어가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3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달 18일 범여권 대통합의 ‘마중물’(펌프에서 물이 잘 나오지 않을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위에서 붓는 물)이 되겠다며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지 2주일여 만이다.

정 전 의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출마 선언식에서 ‘중산층과 통하는 대통령’ ‘중소기업과 통하는 대통령’ ‘중용의 정치로 통합력을 발휘하는 대통령’ 등 ‘3중(中)주의’를 내세우며 “과거의 제왕적 대통령 시대와 비교되는 ‘중(中)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은 이날 한나라당의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도 각각 “대기업의 이권과 정보를 이용해 수천억 원을 축재한 사람” “독재정권 대통령의 딸”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날 대선 출마 선언식에는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 중도통합민주당 박상천 김한길 공동대표 등 범여권 현역 의원만 90명 가량이 참석했다.

정 전 의장의 대선후보 경선 출마는 이번이 두 번째. 2002년 당시 민주당 경선 때는 당선이 확정된 노무현 후보와 함께 경선을 완주해 ‘경선 지킴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자산으로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한 그는 당의장을 두 번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내는 등 화려한 경력을 쌓기도 했다.

그는 2002년 대선후보 경선과 두 차례의 당의장 선거 등 전국 단위 선거를 몇 차례 치른 데다 화려한 언변 등 대중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그의 앞날은 불확실하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은 각각 비노(非盧·비 노무현)와 친노(親盧·친 노무현) 진영의 구심점으로 부상하며 정 전 의장을 양쪽에서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지율도 2, 3%대에 머물러 있다.

정 전 의장 전도의 최대 변수는 범여권 진영의 통합 문제가 어떻게 정리되느냐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주선으로 범여권 대선주자 ‘6인 연석회의’가 4일 열리긴 하지만 이 모임이 통합신당의 구심체가 될지는 알 수 없다. 통합민주당의 박상천 김한길 대표는 손 전 지사와 정 전 의장에게 통합민주당 내 국민경선에 참여해 줄 것을 제안하고 있다.

정 전 의장은 일단 대선주자로서의 독자 행보를 본격화하겠다는 생각인 듯하다. 2025년까지 한국인을 달로 보내는 내용의 ‘2025 드림스페이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그는 4일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 달 동안 전국을 도는 ‘정책 대장정’에 돌입한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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