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캠프 사람들]<1>검증 공방 주역

  • 입력 2007년 6월 14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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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당내 경선 후보 등록과 함께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사활을 건 ‘혈투’에 돌입했다.

본보는 두 캠프에서 후보를 돕고 있는 사람들의 면면을 분야별로 소개한다. 최근 두 진영 간 검증 공방이 치열한 만큼 우선 검증 공방의 주역들을 살펴본다.》

■이명박 캠프

대검 출신 최병국 의원 법률자문

진수희-장광근 대변인 후방 지원

13일 오전 7시 서울 여의도 이명박 전 서울시장 후보 사무실에 캠프의 법률지원팀과 주요 핵심 참모들이 모였다. 이 전 시장에 대한 전방위 네거티브(비방, 폭로) 공세에 대한 대응책과 향후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네거티브와 검증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모인 이들은 크게 세 부류다. 의혹에 대한 실체 파악과 함께 법률적 판단을 하는 법률지원팀과 이를 근거로 전략을 짜는 캠프 내 전략기획팀 그리고 이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공보팀.

캠프 법률지원위원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출신인 재선의 최병국 의원이 맡고 있다. 특수부 검사 출신인 오세경, 은진수 변호사와 공안부 검사 출신인 박준선 변호사는 법률지원단장으로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방어, 당 검증위원회 활동 지원 등 실무를 맡고 있다.

은 변호사는 2002년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을 맡으면서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 전 시장과 업무 관계로 친분을 쌓았고, 서울시 고문 변호사를 맡기도 했다. 오 변호사는 2005년 서울시 관련 변론을 맡으면서 이 전 시장과 가까워졌다. 철저하고 집요하게 사실관계를 조사해 변론 자료를 만드는 모습에 이 전 시장이 반했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한나라당 법률자문역을 하다가 선거법 전문가를 찾던 이 전 시장의 눈에 들어 합류한 경우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7월 선거 캠프가 꾸려질 때 합류했다.

법률지원팀의 실체 파악과 법률적 판단이 끝나면 전략기획을 맡는 참모들이 가세한다. 전략기획은 이재오 최고위원이 총괄하고 정두언 의원이 실무를 담당한다. 정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 측과의 검증 공방에서 이 전 시장 캠프를 ‘공격 모드’로 전환시키는 ‘저격수’ 역할도 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측 곽성문 의원이 최근 이 전 시장의 ‘X파일’을 거론하자 정 의원은 “다음 선거에서 출마가 불가능할 상황이 될 정도로 비방이 아주 심하다”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6월 검증 공방’에 불을 붙였다. 정 의원은 13일 박 전 대표와 캠프의 서청원 고문,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을 겨냥해 “탈당 3인방이 노무현 대통령, 범여권과 손을 잡고 ‘이명박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캠프 대변인 3명은 ‘방어’와 ‘공격’의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다. 이들은 각각 매일 3건 이상의 논평을 쏟아내고 수시로 기자회견을 하면서 검증 공방을 이끌고 있다. 전략기획에도 참여하는 박형준 대변인이 선봉에 서고 진수희 장광근 대변인이 지원 사격을 하고 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박근혜 캠프

최경환 상황실장 제보 내용 파악

김재원-이혜훈의원 캠프‘입’으로

후보 검증 문제를 놓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캠프에서는 중요한 고비 때마다 논란이 벌어진다. ‘캠프가 나서서 문제를 제기하자’는 쪽과 ‘역풍을 맞을 수 있으니 자제하자’는 쪽이 맞선다. 이때마다 총대를 메는 사람은 유승민 의원이다. 캠프에서 정책과 메시지를 총괄하는 유 의원은 대표비서실장으로 박 전 대표와 인연을 맺은 후 박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활동하고 있다. 캠프에서는 “박 전 대표를 닮아 원칙이 아닌 것과 타협하지 않는 사람”으로 평가한다. 그는 올해 초 언론 인터뷰에서 “언론이 안 하면 우리가 직접 검증하겠다”고 해 검증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 전 시장의 8000억 원 차명 보유 및 BBK 연루 의혹이 제기된 뒤 관련 의원들이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되자 그는 “당이 최소한의 검증 요구까지 막아선 안 된다. 윤리위에 회부되더라도 문제를 계속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검증 논란이 거세지면서 박 전 대표 캠프에는 여러 경로로 이 전 시장과 관련된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측은 이를 접수하고 정리하는 별도의 창구를 두지 않고 있다. 다만 종합상황실장인 최경환 의원이 간접적으로 제보 내용을 파악하는 정도다. 최 의원은 이 전 시장이 BBK 공동대표라는 내용이 담긴 정관이 공개됐을 때 이 전 시장에게 공개 해명을 요구했다가 윤리위에 회부됐지만 캠프 내에서는 ‘신중론자’로 분류된다. 정인봉 변호사가 캠프 법률특보로 활동할 당시 이 전 시장과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려 했을 때도 적극 만류했다.

캠프 차원에서 협의를 거쳐 결정된 사안에 대해선 대변인들이 ‘캠프의 입’으로 전면에 나선다. 선대위가 출범하면서 공동대변인으로 발탁된 김재원 이혜훈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신뢰가 매우 두텁다. 이들은 매일 벌어지는 ‘검증 전쟁’에서 박 전 대표를 방어하면서 이 전 시장 측 주장의 허점을 파고든다.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에 합격한 특수부 검사 출신인 김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클린공천단장’으로 일하며 박 전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경선준비위원회 대리인으로서 합의안을 만드는 데 기여해 박 전 대표의 신뢰가 더 깊어졌다.

경제학 박사인 이 의원은 2002년 이회창 대통령후보 정책특보로 정치에 입문해 2004년 총선에서 당선됐다. 주변에서는 “박 전 대표가 가자는 길이라면 지옥이라도 따라갈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남편인 연세대 김영세 교수도 캠프 경제분야 핵심 자문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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