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 “盧와 토론 거부” VS 靑 “왜? 자신 없나”

  • 입력 2007년 6월 12일 17시 02분


청와대가 추진 중인 노무현 대통령과 언론인 간의 방송토론회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자협회(회장 정일용)는 12일 청와대가 제안한 ‘공무원에 대한 취재 제한과 기자실 통폐합과 관련한 노 대통령과의 토론회’를 거부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기자협회는 이날 대의원대회를 통해 ‘취재지원선진화방안’ 철회 등 5개 요구사항에 대한 입장표명 없이 청와대가 대통령과의 토론회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협회는 “대통령과 언론인 토론회는 정부의 방안을 정당화하기 위한 하나의 정치선전수단이기 때문에 이를 거부한다”며 “방송의 속성상 토론회는 대통령의 일방적인 설명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기자협회는 “토론회를 제안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브리핑룸 통폐합이나 공무원들의 기자접근 차단을 강행하고 있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협회는 “토론회는 기자협회와 청와대 사이의 객관적 조건 하에서 공평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취재지원선진화방안’을 즉각 중단한다면 언제든지 토론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대통령과 토론할 자신이 없느냐”며 토론에 즉각 나서라고 반박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기자실 개혁에 관한 대통령과 언론인의 토론회를 14일에 하려고 추진했으나, 대부분의 언론단체와 언론인들이 기피 또는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며 “예정된 토론회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토론회는 국민들이 올바로 판단할 수 있도록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언론인과 토론하자는 것인데 거부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국민 앞에서 대통령과 토론할 자신이 없는지, 국민을 설득할 자신이 없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 조건 없이 국민 앞에서 토론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며 “언론단체들이 전향적인 태도로 임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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