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자이툰부대 오 중위 자살 결론"

  • 입력 2007년 6월 4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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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달 19일 이라크 자이툰부대 영내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오종수(27) 중위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4일 밝혔다.

조사본부는 이날 오 중위 사망사건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오 중위가 자신의 K-2 소총 실탄 한 발을 발사해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조사본부는 자살 판단의 근거로,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오 중위의 K-2 소총에서 실탄이 발사된 점 △소총 손잡이와 찢긴 탄창 봉인지에서 오 중위의 지문이 발견된 점 △오 중위의 오른쪽 손바닥에서 직접 총기 발사시 나타나는 화약이 검출된 점 등을 들었다.

조사본부는 "오 중위가 사망한 채 발견된 자이툰부대 의무근무대 이발소에 외부침입 및 격투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사체를 옮기거나 손상된 흔적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조사본부는 또 "지난달 2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 타살로 연관지을 수 있는 외형적인 상처가 없고 탄환이 뚫고 들어간 오 중위의 턱 부분에서 총구가 밀착된 상태에서 발사될 경우 나타나는 화약흔이 현저한 점으로 보아 '접사(밀착된 상태에서 발사)에 의한 두부 관통상'으로 사망했다는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자살 동기에 대해서는 파병일인 4월16일부터 5월10일까지 작성한 일기에서 오 중위가 자신이 지휘하는 중대 소속 군의관들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군의관들과 갈등하는 내용이 기록돼 있었다고 조사본부는 전했다.

의정장교(인사장교)인 오 중위는 중대장까지 겸해 병사들은 물론 군의관들도 통제했지만 상급자(대위)인 군의관들이 점호에 잘 따라주지 않아 지휘계통의 질책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영오(육군대령) 조사본부 수사단장은 "사망사건 이전에 상위계급인 군의관 일부가 점호에 늦게 집합하는 사례가 있어 지휘관에게 질책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지휘책임과 통솔능력으로 업무를 평가받기 때문에 중압감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 중위는 또 의정장교로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사이월드 미니홈피에도 염세적이고 회의적인 내용의 게시물이 2건이나 발견됐다고 조사본부는 전했다.

오 단장은 "오 중위는 의정장교로서의 정체성과 군의관에 대한 이질감, 의정장교 및 중대장을 겸직하면서 갖게 된 심적 부담감을 느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같은 고민을 해소하지 못하고 혼자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오 중위에 대한 영결식은 당초 지난달 28일 시신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유족들이 수사자료 공개 등을 요구하며 영결식을 거부해 열리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가 오 중위의 사망을 자살로 결론 냄에 따라 오 중위에 대한 국가유공자 인정 및 국립묘지 안장은 현재로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 단장은 "앞으로 전·공상 심의를 해봐야 하지만 자살로 결론난 오 중위를 유공자로 판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자해 사망인 경우 국립묘지에 안장할 수 없기 때문에 국립묘지 안장도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4월26일 자이툰부대 6진2차 교대병력으로 파병된 오 중위는 지난달 19일 자이툰부대 영내 의무대 이발소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자이툰부대가 파병된 2004년 이후 부대원이 사망한 것은 오 중위가 처음이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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