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인사태풍 예고… 중립인사 중용할 듯

  • 입력 2007년 4월 26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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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재·보선 결과에 책임을 지고 한나라당 임명직 당직자들이 26일 일괄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라 당내 '인사태풍'이 예상된다.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우여 사무총장이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 관계로, 대신해 당직자 일괄 사직서를 제출한 것을 보고드린다"면서 "모든 당직자가 어제 저녁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새로운 당직자가 임명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일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강재섭 대표가 재·보선 결과에 따른 당직 개편 의지를 밝힌 데 이어, 재·보선 결과가 예상을 웃도는 참패로 나타나자 인사의 폭과 시기가 한층 넓고 빨라진 셈이다.

한 당직자는 "이르면 내일 우선 사무총장과 전략기획, 홍보기획본부장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며 "나머지 인사는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을 앞두고 곳곳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당 쇄신을 위한 첫 조치로 단행되는 이번 인사에선 그간 비판받아온 박근혜-이명박 두 대선주자 진영을 안배한 '나눠먹기'식 인사가 대폭 정리되고, 중립지대 인사들이 당직의 중심 세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강 대표가 이번 인사를 계기로 그간 대선주자들에 대한 눈치보기를 정리하고, 소신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향후 대선체제까지를 염두에 두고 친소관계에 있는 중립적 인사를 중용, 본인이 중심에 설 수 있는 친정체제 진용을 갖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후임 사무총장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들 역시 무엇보다 중립성이 강조된 인물들이다.

양 대선주자 캠프의 구애에도 아직까지 '중립'을 고수하고 있는 홍준표 환경노동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당이 중심이 되는 모임'을 이끌고 있는 3선의 맹형규 의원과 개혁성향의 재선 정병국 의원 등이 동시에 언급되고 있다.

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지지성향으로 알려진 안경률 제1사무부총장도 교체가 확실시 되며, 후임으로는 역시 중립 성향의 최구식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또 전략 및 홍보기획본부장 후보로는 재선급 가운데 고흥길, 김학송, 이경재 의원을 비롯해 '당 중심모임'과 '희망모임' 등 중립표방 의원모임에서 발탁이 거론되는 가운데 홍보기획본부장으로는 외부 전문인사 영입이, 전략기획본부장은 현재 김성조 의원의 유임이 각각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기준-나경원 대변인의 '투톱' 체제의 경우 '원톱'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창희-전여옥 최고위원 사퇴 이후 힘을 받고 있는 '지도부 총사퇴론'이 현실화될 경우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비대위 체제를 거론하기도 하고 임시전대를 통한 지도부 재신임론도 나오고 있어 강 대표의 인사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을 뿐만 아니라, 아예 새로운 임시 지도부를 선출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물론, 박·이 양 대선주자 진영이 경선을 앞두고 지도부 교체라는 강성 카드에 동의할 지 여부가 불투명해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낮지만 위기론이 확산되면서 비상기구 구성이 불가피해 질 경우 중립 성향 인사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면서 당내 세력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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