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민군 창건 75주년 행사, 미사일 48기 동원 대규모 열병식

  • 입력 2007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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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열병식에 등장한 미사일 부대. 이날 행사엔 모두 48기의 미사일이 등장했다. 조선중앙TV 촬영
북한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열병식에 등장한 미사일 부대. 이날 행사엔 모두 48기의 미사일이 등장했다. 조선중앙TV 촬영
북한은 25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일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일(65) 국방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군 열병식과 퍼레이드를 벌였다. 김일성광장은 10만 군중이 흔들어 대는 김일성·김정일화(花)로 붉게 물들었다.

특히 이날 오전 거행된 열병식에는 1992년 군 창건 60주년 기념 열병식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미사일부대가 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시험 발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대포동 2호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48기의 미사일로 선군의 위력 강조=정부는 이날 조선중앙방송이 방송한 영상을 분석한 결과 단거리 미사일과 스커드 미사일 등 4종류의 미사일 48기가 등장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현대적인 공격 수단과 방어 수단을 갖춘 인민군대의 불패 위력을 과시하며 로켓 종대(부대)들이 광장 주석단 앞을 지나갔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핵실험 강행 직후 ‘강성대국의 여명(黎明)이 밝았다’고 선언했던 북한이 미사일을 대거 동원한 무력시위로 ‘군사 강국’임을 대내외에 선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군 창건 6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전차나 탱크 및 중화기 동원은 없었다.

최근 군 총참모장에 임명된 김격식(67) 대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미제가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조금이라도 침해한다면 놈들을 일격에 격멸 소탕하고 민족의 최대 숙원인 조국 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기어이 이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일에 대한 절대 충성 다짐=이날 열병식의 또 다른 메시지는 김 위원장에 대한 절대 충성 다짐. 김 총참모장은 “전군은 김정일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혁명의 수뇌부를 목숨으로 사수할 것”이라고 맹세했다. 노동신문도 “장군님(김 위원장)의 선군 영도 밑에 자위적 군력 강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놓았다”고 밝혔다.

인민대학습당 발코니에 마련된 주석단에는 위독설이 나돌던 조명록(79) 총정치국장이 모습을 드러냈지만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군부에서는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김영춘 국방위 부위원장 등이 눈에 띄었다. 이 밖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일 내각 총리 등도 자리를 같이했다.

김 위원장은 행사 말미에 군중을 향해 박수를 보내며 손을 흔들었으나 별도의 연설을 하지는 않았다.

한편 북한이 최대 기념일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을 제쳐 놓고 군 창건 기념일에 대규모 열병식과 퍼레이드를 거행한 것을 두고 김 위원장이 체제 유지에 자신감을 갖고 아버지의 후광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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