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 교수평의회 “노무현 기념관 설립 반대”

  • 입력 2007년 4월 24일 1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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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학교 교수평의회(의장 성정엽 법대 교수)가 ‘노무현 기념관’ 설립에 반대하고 나섰다. 교수평의회는 지난 20일 ‘노무현 기념관 설립추진에 반대하며’라는 성명서를 채택하고 이를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에 공개했다.

교수평의회는 성명서에서 “아직 노무현 기념관의 건립절차와 비용 및 규모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학교 측의 건립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학교 측이 학교구성원들의 의사와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기념관 건립을 강행하려는 것에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이들은 “학교도 인정하듯 우리 대학의 재정상태와 교직원 복지수준은 매우 열악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학교 측이 재정적 부담을 지는 사업을 구성원들의 여론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점에 분노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교수평의회는 앞으로 대학에 미칠 정치적 파장에 대해서도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이들은 “기념관 건립은 법인의 독자적인 공익사업이 아니라 인제대가 운영주체가 되는 사업”이라며 “이로 인해 향후 학교 측은 기념관 건립 사업에 따른 재정적 부담뿐만 아니라 정치적 부담까지 안아야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수평의회는 대학이 치장보다는 내실을 기해야 될 때라며 기념관 설립이 대학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들은 “대학 발전을 위해서는 외향적인 성장과 치장에 주력하기보다는 내실을 기해야만 한다”고 지적한 뒤 “이런 맥락에서 학교 측에 ‘노무현 기념관’ 건립이 대학 발전에 어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과연 대학의 현실을 제대로 성찰하고 고민하고 있는지 엄중하게 묻고 싶다”고 따졌다.

이들은 또한 “전근대적 관행들, 낙후된 교육여건, 비민주적인 대학운영 등으로 학교 곳곳에 무력감과 냉소주의가 팽배해 있다”며 “학교는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부터라도 구성원의 사기를 진작하고 처우 개선에 주력하라”고 요구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 노무현기념관 유치반대 성명서 전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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