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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4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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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미 지난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대니얼 글레이저 미국 재무부 부차관보로부터 이 같은 방안을 전해 듣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자금 확보 방안은=마카오 당국의 BDA은행 북한 계좌에 대한 동결 해제 조치는 앞으로 북한이 이 은행에서 계좌 이체 및 자금의 출금과 송금을 비공개로 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당국도 사적 금융거래가 불법 행위와 연계되지 않는 한 그 내용을 공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BDA은행의 북한 계좌 52개 중 불법 행위로 조성된 자금이 입금됐던 계좌는 모두 17개. 북한은 불법 계좌의 자금을 일단 합법 계좌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 불법 자금과 합법 자금을 섞어 불법 자금의 꼬리표를 떼려는 것이다.
북한은 그 다음 조치로 BDA은행에서 중국은행이나 러시아 등 제3국의 은행으로 송금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은행들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송금은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송금 성사가 당장 공개되지 않더라도 북한은 이를 통해 국제 금융시스템에 자연스럽게 복귀하길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은 미국 측이 BDA은행 자금 문제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는 의미도 있다. 더는 북한이 이 문제를 비핵화 조치와 연계시키면서 미국에 추가 요구를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비핵화 조치 전망=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을 초청하는 시점부터 평북 영변의 5MW 원자로와 핵 재처리시설 폐쇄 등 비핵화 초기 조치 이행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 조치는 ‘북한의 IAEA 사찰관 초청→핵시설 폐쇄 착수→한국의 대북 중유 5만 t 제공, 핵시설 폐쇄 완료→IAEA 검증’의 순서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IAEA가 사찰관 초청을 받게 되는 시점부터 실제 사찰관 파견까지는 7∼10일이 소요된다. 그러나 절차를 최대한 단축하면 2, 3일에도 사찰관 파견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IAEA는 사전 조사단을 북한에 보내 핵시설 폐쇄 방식을 협의한 뒤 사찰관을 파견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6자회담 참가국들은 초기 조치 이행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다는 방침이어서 IAEA가 사전 조사단을 보내지 않고 사찰관을 바로 파견할 가능성도 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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