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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4월 8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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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의 기득권을 버리고 범여권 통합신당의 `가교'역을 맡겠다며 우리당을 뛰쳐 나온 신당모임이 출범 두달만에 스스로 당을 만드는 것이 과연 타당한 선택이냐를 놓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
특히 신당모임 내부에서도 독자창당을 할 경우 기득권의 '울타리'를 만들어 통합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면서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물론 신당모임은 아직 공식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미 내부 논의의 무게중심은 독자신당 쪽으로 기울어있다는 관측이다. 당초 집단탈당과 신당모임 결성을 주도한 김한길 강봉균 의원이 신당 창당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신당 창당의 명분은 현 상태로는 범여권 통합신당 추진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 당초 신당모임이 제시한 로드맵은 `통합 교섭단체→통합신당'의 수순이었지만 통합논의의 키를 쥔 민주당이 `중도통합정당' 창당 쪽으로 방향을 잡고 통합교섭단체 논의에는 부정적 태도로 나오면서 당초 구상이 무의미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더 이상 교섭단체의 틀에 머물며 소모적 논의에 매달릴 필요 없이 궁극적 지향점인 통합신당을 향해 `직행'함으로써 교착국면에 빠진 통합논의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논리다. 신당모임 관계자는 8일 "당의 틀부터 만들고 이를 토대로 정치권 안팎의 세력을 끌어들이며 대통합의 그림을 완성해나가면 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촉박한 대선일정상 통합신당 창당을 미룰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상황론도 작용하고 있다. 또 교섭단체의 틀로는 다른 정파와 대등한 협상력을 갖기 어려운 데다 조만간 우리당의 추가탈당을 견인하거나 정치권 외부세력을 영입하는 것 모두 여의치 않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양형일 대변인은 이와관련 "범여권 정파간에 고착적 균형상태가 계속되고 있어 자칫 대선의 판을 그르치거나 샅바 한번 못 잡아 보고 게임에 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 실정"이라며 "이제 제 2의 행동의 나설 때가 됐다는 내부의견이 다수"라고 말했다.
이미 신당모임 내부에서는 내주부터 창당 준비에 착수하려는 움직임들이 감지된다. 내주 중으로 신당모임 소속의원들과 국민중심당 일부, 정치권 외부인사 등 20¤30명이 창당발기인 대회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시도당 창당작업과 창당준비위 구성에 착수하는 방안이 깊숙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범여권 내에서는 비판적 시선이 많다. 무엇보다 대통합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당초의 출범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체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중도개혁세력이 결집할 수 있는 `멍석'을 깔겠다던 신당모임이 독자창당으로 갈 경우 이는 `가교'가 아닌 `섬'을 만드는 것으로, 범여권 통합작업을 저해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당을 만들면 당 대표를 주축으로 한 당권세력이 형성되면서 지분 및 주도권 싸움이 생길 수 밖에 없고 특정한 정강 정책노선이 수립됨으로써 통합의 대상과 운신의 폭을 스스로 좁히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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