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정치 분석 전문가들이 보는 ‘손학규 효과’

  • 입력 2007년 3월 21일 03시 00분


현충원 참배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측근들과 함께 2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현충원 참배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측근들과 함께 2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탈당이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주도해 온 대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손학규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여론조사 전문가와 정치 분석 전문가들은 손 전 지사의 ‘제3지대’ 안착 여부와 탈당이 대선 구도에 미칠 파장에 대해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손 전 지사의 탈당 선언 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탈당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다소 많았다. 조선일보 조사에선 탈당 반대가 34.9%, 찬성이 30.1%였고 중앙일보 조사에선 ‘잘못한 일’ 46.9%, ‘잘한 일’ 33.2%로 나왔다. 국민일보 조사에선 ‘잘못된 결정’ 35.5%, ‘잘한 결정’ 31.9%로 나타났다. SBS 조사에선 ‘잘한 선택’이 41.9%로 ‘잘못한 선택’ 36.9%보다 높았다.

다른 지역과 달리 호남지역 유권자들이 탈당에 호의적이었다. 조선일보 조사에서 광주·전라 지역은 찬성 46.6%, 반대 10.3%였다. 국민일보 조사에서도 전북(56.6% 대 12.6%), 광주(46.6% 대 7.5%), 전남(49.4% 대 10.5%)에서 탈당 찬성 의견이 많았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큰 이슈가 생겼을 때 당일 여론조사는 결과를 정확하게 반영하기 어렵고 이번엔 표본 수가 적다”면서도 “예상보다 부정적 기류가 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덕영 코리아리서치 대표는 “손 전 지사가 구심점을 형성하고 역량을 보여 주면 지지층이 모일 가능성이 있다”며 “일단 중도좌파 성향의 30, 40대 화이트칼라와 호남 지역이 손 전 지사의 지지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연 미디어리서치 이사는 “탈당하면 ‘철새 정치인’으로 몰리면서 지지도가 떨어지는데 손 전 지사는 그렇지 않았다”며 “손학규 지지층이 어떻게 움직일 것이냐와 범여권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냐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연구실장은 “대안을 찾지 못한 여권 지지층이 손 전 지사의 탈당을 계기로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라며 “손 전 지사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무기력한 여권이 움직여 줬으면 하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실장은 “손 전 지사의 지지율 상승 여부보다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독주 여부가 관심사”라며 “이 전 시장이 손 전 지사의 중도 지지층을 흡수해 고공행진을 지속할지, 아니면 반대가 될지가 대선 가도의 변수”라고 말했다.

정치컨설팅을 하는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적어도 한두 달 뒤에는 ‘탈당 손익계산서’가 나와야 하는데 준비 없이 탈당을 결행한 데다 범여권의 움직임도 명확하지 않다”며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대표는 “무엇보다 손 전 지사가 패를 얻을 만한 제3지대 정치세력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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