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조만간 '비여당'화… 활로모색

  • 입력 2007년 2월 23일 1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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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으로 집권여당의 지위를 조만간 상실하게 될 열린우리당이 본격적인 활로 모색에 나섰다.

지금껏 여당으로서 누렸던 프리미엄은 모두 사라지겠지만, 인기가 낮은 현직 대통령과의 '이별'이 가져올 이익도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며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것.

열린우리당은 일단 대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오영식 전략기획위원장은 23일 "대통합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는 대통합 추진기구를 발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대통합 추진기구를 통해 시민사회를 비롯해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 차기예비주자들을 접촉하고, 늦어도 3월 말까지는 '대통합 원탁테이블'을 만들어보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도로 민주당'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갖고 있던 노 대통령이 탈당한 만큼 민주당과의 재통합작업에 가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노 대통령이 탈당함으로써 통합과 관련한 행동반경의 제약이 완전하게 사라지게 됐고, 통합의 주도권도 갖게 됐다"며 "향후 민주당과의 통합문제에 대해선 더욱 적극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독자생존을 위해 노 대통령과 분명하게 거리를 두자는 주장도 적지 않게 확산되고 있다. 이번 기회에 당내의 '노무현 색깔'을 완전하게 탈색시키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갑자기 노 대통령과 '심정적'으로까지 결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러 노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고 노력할 경우 당내 친노 세력들을 자극할 수 있고, 이는 불필요한 당내 갈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

오 위원장은 "당은 앞으로 홀로서기를 하겠지만, 참여정부와는 끝까지 함께 갈 생각"이라며 "정책위를 풀가동해서 민생과제를 설정하고, 국정과제와 개혁과제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내에선 자연스럽게 노 대통령과 거리를 둘 기회가 생긴다면 굳이 이를 회피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 초선의원은 "참여정부를 뒷받침하더라도,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한다"며 "노대통령의 언론정책과 국정운영 스타일 등 국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선 기회가 생긴다면 적절하게 지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충남 천안 정보통신연수원에서 개최될 의원 워크숍에서도 당의 활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정신적인 여당을 자처하더라도 실제론 집권여당도 아니고, 원내 1당도 아니다"라며 "일단 새로운 정체성을 찾은 뒤 홀로서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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