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은 언제 챙길거냐” 서민들 자포자기 상태

  • 입력 2007년 2월 2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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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민심은 정치권에 대한 실망을 넘어 체념으로 가득했다고 지역을 돌아본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전했다. 마지못해 던지는 한마디도 “민생경제는 언제 챙길 거냐”는 질책이 대부분이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열린우리당 등 범여권은 탈당과 통합 문제가, 한나라당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사이의 검증 공방 문제가 이슈였다.》

▽“정치인 꼬라지도 보기 싫다”=열린우리당 우원식(서울 노원을) 의원은 “여당이 왜 이리 못하느냐는 꾸짖음을 넘어 하소연 수준이었다”며 “재래시장 상인들이 못살겠다며 아우성을 쳤다”고 말했다. 박병석(대전 서갑) 의원은 “4월 재·보궐선거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열린우리당 탈당파인 통합신당모임의 이근식(서울 송파병) 의원은 “한나라당이든 열린우리당이든 정치인 꼬라지도 보기 싫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한나라당 정문헌(강원 속초-고성-양양) 의원은 “제발 먹고살게 좀 해 달라는 원망으로 흉흉하다”고 했고, 장윤석(경북 영주) 의원은 “주민들은 정부에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자포자기한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권영길(경남 창원을) 의원은 “희망을 잃은 서민들은 아예 무표정했다”고 했고, 국민중심당 류근찬(충남 보령-서천) 의원은 “큰일 났다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범여권, 통합에 관심=여당 탈당사태에 대해 열린우리당 선병렬(대전 동) 의원은 “같이 책임을 져야지 탈당하면 되느냐며 탈당파를 질책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탈당파 ‘민생정치모임’의 정성호(경기 동두천) 의원은 “다들 탈당을 잘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러나 통합신당 추진과 관련해 열린우리당 오영식(서울 강북갑) 의원은 “통합신당을 빨리, 제대로 하라는 목소리가 컸다”고 했고, 통합신당모임 양형일(광주 동) 의원은 “탈당의 시시비비를 떠나 통합신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낙연(전남 함평-영광) 의원은 “여당을 탈당한 분들과 힘을 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검증 공방에 촉각=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번 검증 공방 사태가 당 분열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계진(강원 원주) 의원은 “(한나라당이) 이러다가 정말 정권 교체를 할 수 있겠느냐는 깊은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며 “당 지도부나 대선주자들이 이런 민심을 정말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장윤석 의원도 “대선주자들이 제발 좀 싸우지 말고 제대로 경쟁해서 정권 교체를 이뤄 달라는 게 지역 주민들의 바람”이라며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가 되는 것보다 협력해서 정권 교체를 하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밝혔다.

유기준(부산 서) 의원은 “이번 검증 공방을 ‘예방주사’ 삼아 이겨 내고 좀 더 건강한 모습으로 분열하지 말고 열심히 해 달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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