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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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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동포간담회에서 ‘9·19공동성명 초기 이행을 위한 조치’ 합의를 평가하며 2005년 채택한 9·19공동성명을 평가절하하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9·19공동성명에 대해 “미국의 분위기는 시원하지 않았고 좀 억지로 떠밀어서 도장을 찍은 것이 아닌가 하는 흔쾌하지 않은 합의였다. 그러니까 합의하고 돌아서면 각기 불만스러운 성명서를 내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9·19공동성명 채택 당시 환영일색이던 정부의 평가와 차이가 있는 것.
노 대통령은 9·19공동성명 채택 다음 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6자회담 4차 회의가 상당한 결론을 맺고 마감했다”며 “북핵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실마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당시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9·19공동성명 채택은 북핵 문제 해결의 중대 전기를 마련한 것이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진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6자회담은 우리 스스로 평화를 선택하고 결단해 회담 타결을 이끌어 낸 쾌거이며 한국 외교의 승리”라고 말했다.
이처럼 뒤바뀐 평가는 9·19공동성명 직후 북한이 미국의 금융제재를 문제 삼아 회담이 교착되고 결국 핵실험까지 강행한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부가 6자회담 합의 결과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평가하다 북한이 어기면 평가를 바꾸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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