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베이징 온 까닭은?…김정남 극비리 방문

  • 입력 2007년 2월 11일 22시 09분


김정남 베이징 등장. 사진 mbc촬영
김정남 베이징 등장. 사진 mbc촬영
'김정남이 베이징에 온 까닭은?'

중국 마카오에 3년째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35)이 11일 오후 극비리에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고 복수의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김 씨는 이날 오후 5시경(현지 시각) 시내 모 호텔에 여장을 푼 뒤 곧바로 시내 모처로 사라졌다. 그러나 호텔 숙박자 명단에는 그의 영문명으로 추정되는 Kim, Jung-nam이나 Jung-nam Kim이 보이지 않아 가명으로 체크인 했을 가능성이 높다. 호텔 관계자는 "오늘 오후 Kim이라는 성으로 투숙한 손님은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 한 외교소식통은 "건강한 모습의 그는 김정남이 확실했다"며 "호텔에서 '체크인' 한 것이 분명해 가명으로 투숙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정남은 지난달 말 마카오의 최고급 호텔인 만다린오리엔탈 호텔에 투숙할 때도 가명으로 투숙했다. 5성급인 이 호텔은 일반실이 1200위안(약 14만4000원)이지만 2만 위안(약 240만 원)의 초호화 객실까지 갖추고 있다.

한편 SBS는 이날 공항에서 김정남을 만났다며 베이징 방문에 대해 그가 "개인적인 일이며 6자회담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방문 이유는 아버지 김 위원장의 생일(2월16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3일 또는 15일 베이징을 출발해 평양으로 가는 북한 고려항공 비행기 편을 이용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동결된 북한 계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그가 6자회담에서의 BDA 문제 협상 진척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베이징에 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콩에 개설한 계좌와 관련해 김정남은 홍콩 당국으로부터 해명을 요구받은 일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6자회담이 끝나기 전에 자신의 계좌가 돈세탁과 관련된 계좌가 아니라는 사실을 미국 측에 설명하기 위해 방문했을 수도 있다.

김 위원장과 그의 첫 번째 부인인 영화배우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난 김정남은 제네바 대학을 졸업한 뒤 국가안전보위부에 근무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1년 일본에서 불법입국이 발각된 뒤 북한에 들어가지 못하고 해외를 떠돌고 있어 후계구도에서 탈락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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