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 앞두고 UCC 대책 부심

  • 입력 2007년 1월 21일 17시 36분


한나라당이 올 연말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상의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002 대선에서 '네티즌의 힘'을 과소평가한 게 패배의 한 원인이었다는 '학습효과'와 함께 변화를 지향하는 UCC의 특성상 보수 성향의 한나라당이 공격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

한나라당은 UCC를 활용, 표현의 자유를 가장한 네거티브 공세의 싹을 자르겠다는 각오로 엄중 대처하기로 했다.

김우석 당 디지털위원장은 2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을 앞두고 봇물 터지듯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UCC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테러감시단'을 다음달초 발족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인터넷 전문가, 대학교수, 자원봉사 네티즌 등으로 구성되는 사이버테러감시단은 UCC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갖추고, 고의성이 짙은 비방 UCC에 대해서는 법적인 대응도 취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번 대선을 건전한 UCC 정치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로 삼는다는 차원에서 선거를 주제로 하는 'UCC 공모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이 이같이 UCC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최근 자당 대선후보들과 소속 의원들을 비방하는 '한나라당을 빛낸 108인'이란 패러디물이 인터넷상에서 급속도로 유포되는 등 벌써부터 대선을 겨냥한 사이버상의 공격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강재섭 대표 등 지도부도 1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디지털위원회로부터 UCC 대응책을 보고받은 뒤 이른바 '1인 미디어'에 대한 강력한 대응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규 수석 부대변인은 "UCC가 특정 대선후보를 음해할 목적으로 무차별적으로 이용될 경우 대선은 사이버테러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중앙선관위와 검찰 등의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연초부터 날선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당내 대선주자 진영에서도 UCC에 대한 고민은 예외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의 피아노 연주, '마빡이' 개그를 패러디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명빡이',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민심체조' 등 아직은 흥미 위주의 동영상물이 주종을 이루지만 언제라도 UCC가 네거티브 캠페인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한 대선주자 진영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중간선거에서 몬테나주의 콘래드 번스 상원의원이 농장법안 공청회에서 졸던 모습이 동영상으로 퍼져 낙선한 사례처럼 자칫하면 사소한 것으로 보이는 UCC 하나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자체적인 단속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대선주자 '빅3' 진영에서 UCC의 파괴력을 대선 경선과정에 활용하려는 자발적 움직임도 눈에 띈다.

박 전 대표 측은 이미 지난해부터 공식 홈페이지와 지지자들의 커뮤니티 사이트인 '호박넷'에 UCC를 위한 전용공간을 마련했고, 이 전 시장과 손 전 지사 측도 지지자들의 자발적인 UCC 참여를 위한 홈페이지 개편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내가 공격받으면 부작용이지만, 남을 공격하는 데는 유용한 도구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디지털뉴스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