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盧대통령 잘한건 없지만… 軍 원로들은 자중해야”

  • 입력 2006년 12월 27일 02시 58분


코멘트
26일 전직 군 수뇌부의 집단 성명에 대해 열린우리당에서는 “군 원로들이 자중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전직 장성들이 대통령의 사과와 발언 취소까지 요구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일부 의원의 비판에서는 ‘쿠데타 문화’ ‘5·18 광주양민학살’ 등 자극적인 용어까지 등장했다. 이날 집단 성명에 참여한 예비역 장성 중 일부는 그런 소리를 할 만한 자격이 없다는 식으로 몰아가려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성우회가 집단적으로 군 통수권자에게 극단적으로 도전하는 형태를 띠었을 때 우리나라는 군사 쿠데타 문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성우회 인사 대부분은 고액의 연금 혜택을 평생 받으며 살아간다”고도 썼다.

장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양식이 꼭 적절했느냐에 대해서는 항변의 여지가 있으며 군 원로들의 반발도 이해한다”면서도 “대통령에게 해명을 요구하겠다느니 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 국민들과의 논쟁으로 이어질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군 원로 여러분은 일제 식민지 시절과 5·16 군사쿠데타 시절, 5·18 광주 양민 학살, 전두환 군사 독재 시절에는 무엇을 했나”라고 물으며 “대통령 발언을 기화로 지난날 우리 군의 부정적인 부분을 한번쯤 곰곰이 짚어 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군 원로들이 걱정하는 내용은 알겠지만 대통령의 표현 몇 가지를 ‘말꼬리 잡기’식으로 비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고위원을 지낸 김혁규 의원도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군 원로들이 보여 준 모습은 지나치다. 나라 걱정이 지나쳐 군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권위까지 훼손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이 이처럼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인 것은 노 대통령의 병역의무 폄훼 및 군 비하 발언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통합신당 추진을 놓고 열린우리당이 노 대통령과 대립하고 있지만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는 것 자체가 당에도 부담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노 대통령 감싸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