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대표에게 듣는다]한나라 강재섭 대표

  • 입력 2006년 12월 2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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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대선후보 경선 주자들에 대해 “정권교체라는 열망을 저버리고 당을 떠나서는 안 된다”며 경선 승복을 강조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대선후보 경선 주자들에 대해 “정권교체라는 열망을 저버리고 당을 떠나서는 안 된다”며 경선 승복을 강조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26일 “대선주자가 정권교체라는 국민 여망을 버리고 (중도에) 당을 나가면 난신적자(亂臣賊子·나라를 어지럽히는 신하와 어버이를 해치는 자식)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날 국회 한나라당 대표실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선주자 간담회(29일)에서 경선 승복과 선의의 경쟁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내년 1월 말 또는 2월 초 경선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선주자만 있고 당은 없다는 비판이 있다.

“대선을 앞두고 대선후보의 뉴스 가치가 더 높아 당 중심으로만 갈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당이 후보들에게 끌려다니면 안 된다. 내가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자세로 심판 역할을 하겠다. 사사로운 이익을 버리고 후보를 공정히 뽑아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

―대표 초청으로 29일 첫 대선주자 간담회가 열리는데….

“그동안 후보들이 알아서 자제했지만 내년에는 후보들이 당 근처에 오게 돼 있다. 그래서 모임을 갖고 경선에 승복하고 선의의 경쟁을 한다고 선언하는 문제를 논의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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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대선주자 줄서기’를 한다.

“의원은 정치인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후보가 있을 수 있다. 그 후보에게 더 따뜻하게 하고 몰려다니는 것은 나쁜 게 아니다. 후보가 단신으로 다니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그러나 당직자와 사무처 직원 등 당 업무를 보는 사람은 줄서기를 하면 안 된다. 공조직에 사조직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여당의 오픈 프라이머리가 한나라당의 경선 방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여당이 갑자기 그런 용어를 들고 나오니까 마치 한나라당은 ‘체육관 경선’을 하는 것으로 오해한다. 한나라당의 경선제도는 이미 국민 50%, 당원 50%가 참여하는, 미국식으로 봐도 상당히 많이 열려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다.”

―여권에서 한나라당의 특정 주자 영입설이 흘러나오는데….

“대선주자들의 의견과 당의 총의를 들어 적절한 시점에 세련된 과정을 거쳐 공정하게 후보를 뽑도록 하겠다. 저쪽에서 영입한다고 판을 깨고 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당에서 대선후보들을 미리 검증하자는 의견도 있다.

“대선주자들과 얘기한 적이 없다. 경선 과정에서 검증될텐데 당이 나서서 후보를 검증하는 게 필요할지 모르겠다. 경선관리위에서 논의해 보겠다.”

―여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 몸을 던져 당의 대선후보를 보호하겠다고 했는데….

“김대업 같은 사기꾼들이 나서 후보를 음해하는 일이 생기면 내가 광화문에 가서 눕겠다. 그런 의지를 갖고 후보와 당을 보호하겠다는 뜻이다.”

―여당이 정계개편을 통해 새 모습으로 평가받겠다고 한다.

“여당은 과거 민주당을 깨고 정몽준 씨와 합친 것 같은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 같은데 국민이 식상해 있다. 우리도 후보 선출 과정이 좀더 국민의 흥미를 끌 수 있게 할 것이다. 내년 6월에 경선이 있는데 최소 두 달 전부터 전국을 돌아다니며 캠페인도 하겠다.”

―대표로 선출된 뒤 범국민 우파연합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핵문제가 터진 지금 한나라당은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보수정당이라는 정체성을 확실히 해야 한다. 그러나 부동산 문제 등 서민정책을 통해 국민에게 더 다가가도록 하겠다.”

―말로 서민정당을 내세우지만 행동은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한나라당은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보수우익 정당이다. 그러나 내 집 없는 서민은 복지정책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래서 반값 아파트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참정치운동에도 불구하고 불미스러운 일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해방구 발언과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를 지원한 일은) 인명진 목사가 윤리위원장으로 오기 전에 생긴 일이라 내가 나서 회초리를 맞겠다고 했다. 앞으로 더 매몰차게 개혁하기 위해 일부러 그랬다. 성추행 당사자는 바로 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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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잇단 발언을 어떻게 보나.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본다. 대통령이 필요할 때 할 말을 하는 건 좋다. 그런데 불필요한 말을 언론이 크게 써주고 야당이 펄쩍 뛰니까 재미 붙인 게 아닌가 싶다. 옛날에 자기들이 민주당 팽개치고 나왔는데 지금은 여당 의원들이 열린우리당을 나가려고 하니까 일부 도마뱀 꼬리라도 잡고 있으려는 것으로 느껴진다. (대통령의) 업보다.”

―보람 있게 생각하는 일은….

“대선에 앞서 뉴라이트 등 중도우파 세력들과의 연대감을 형성한 것이다. 또 호남에서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얻는 등 대선후보를 위해 당이 먼저 호남과 체온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두 번이나 정권 창출에 실패했더니 국민이 저희를 어수룩하게 보고 내년에 또 여당이 흔들면 속고 지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는데 국민의 기대에 꼭 보답할 테니 애정을 갖고 지지해 달라.”

김상철 기자 sckim007@donga.com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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