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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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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베이징 북-미 회동에서 미국 측으로부터 △영변 5MW 원자로 가동 중단 등 핵 활동 동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재입국 및 사찰 허용 △핵 프로그램 신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 시설 폐쇄 등을 제안 받은 뒤 ‘본국에 돌아가 검토한 뒤 회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중간선거 패배 후 6자회담을 통한 북핵 폐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미국 정부의 절박감을 이용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전 때문에 국내 정치적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6자회담마저 폐기되는 상황을 원치 않을 것이란 계산을 했다는 관측이다.
또 베이징 회동에서 북한에 2008년까지 핵을 폐기할 경우 경제 지원과 안전보장, 평화체제 구축 등에 나설 수 있다는 제안을 한 미국이 사전 조율 없이 협상에 나설 경우 북한의 협상 입지가 더욱 넓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했을 수 있다. 북한이 회담을 열어 시간을 끌면서 국제사회의 압박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과 미국은 그동안 여러 차례 “차기 6자회담에서 성과를 얻어 내지 못할 경우 6자회담의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며 차기 6자회담 재개 전 사전 조율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6자회담 조기 개최 받아들일까=그러나 북한의 의도대로 6자회담이 조기에 개최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북한의 조기 개최 제안에 한국과 중국은 긍정적인 반면 미국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특히 북한이 러시아 유력 통신사들을 통해 연일 ‘미국의 한국 내 핵무기 제거’를 주장하는 등 핵보유국 지위를 강조하며 핵군축 협상으로 끌고 가려는 자세를 유지하려 할 경우 6자회담의 전망은 밝지 않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 제거를 주장하는 것도 ‘핵 대 핵’ 구도를 만들어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강조하고 6자회담을 핵군축 협상으로 끌고 가겠다는 뜻을 내비쳐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관측이다.
미국의 제안에 유보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6자회담에서 북한에 요구할 핵 폐기를 위한 ‘초기 조치’의 수준을 낮추려는 시도라는 것.
6자회담 조기 개최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미국 측이 국내 일정을 이유로 1월 초 6자회담 개최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어 내년 1월 중순에나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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