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신당파-친노파 세대결 본격화

  • 입력 2006년 12월 3일 15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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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내 통합신당파와 친노파 사이의 세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일 저녁 비공개 회의의 결과를 토대로 이번주부터 소속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방법, 정계개편의 방향 등 당의 진로와 관련된 핵심 쟁점을 놓고 설문조사에 착수한다.

비대위는 지난달 실시한 권역별 의견수렴에 이어 설문조사를 통해 당내 여론을 취합한 뒤 그 결과를 중순께 열릴 예정인 의원총회에 보고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비대위는 오는 5일 설문조사 문항 내용을 결정한 뒤 곧바로 조사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리당내 친노파는 "설문조사는 통합신당 창당을 위한 여론몰이이자 전당대회 없이 우리당 해체와 신당 창당을 추진하려는 의도"라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8일 영등포 중앙당사 앞에서 `전국당원대회'를 열고 당내 통합신당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한 당원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행동으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참여정치실천연대와 국민참여 1219, 의정연구센터, 신진보연대 등 `당 사수'를 주장하는 세력간 연대활동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들은 기간당원제 폐지 무효화를 위한 1만 당원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동시에 5일에는 전국의 당원협의회장, 시도당 상무위원, 청년위원장 등 200여명 명의로 전당대회 준비위 구성과 비대위 해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3일 `아세안 + 3회의' 참석 등을 위해 해외순방을 떠남에 따라 당청 갈등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으나, 그 공백을 틈타 당내의 통합신당파와 친노파간 갈등은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친노직계인 이화영 의원은 "대통령이 해외에 나갔을 때 설문을 유리하게 만든 뒤 그게 다수의견인 것처럼 만드는 것 같다"며 "설문조사를 하려면 각 정파가 모여서 설문의 내용부터 철저히 검증해야 하는데 비대위가 자기들끼리 설문조사 문항을 만들고, 설문조사를 실시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비대위원은 "국가의 중요한 사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처럼 소속 의원들의 솔직한 의견을 듣겠다는 것인데 이를 반대한다니 납득할 수 없다"며 "친노그룹이 새삼스럽게 비대위의 여론수렴 작업에 반발하는 것은 스스로 소수파임을 자인하는 셈"이라고 반박했다.

여당내 계파 갈등이 본격화되자 한나라당은 여권발 정계개편 논란을 '야바위 놀음'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집권여당이 심야회동이니, 설문조사니 하며 연일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당청간에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핑퐁게임을 벌이고 있지만 국민 눈에는 똑같다. 이리 저리 패를 옮겨 눈속임으로 이득을 챙기려는 야바위꾼과 다를 게 하나 없다"고 공격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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