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종·장성민 "노대통령 '사퇴' 발언 책임지고 물러나라"

  • 입력 2006년 11월 30일 15시 22분


코멘트
박찬종 장성민 두 전 의원이 30일 각각 공개서한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중 사퇴 가능성을 거론한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임할 것을 촉구하는 등 강한 톤으로 비난했다.

박 전 의원은 공개서한에서 노 대통령을 '노 동지'라고 지칭하면서 "열 번을 고쳐 생각해도 노 대통령이 이쯤 해서 대통령직을 스스로 사임하는 게 자신과 나라를 위한 최선의 길이라 확신하게 됐고 이를 권고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지난 4년간 노 대통령이 말을 뱉어놓기만 하면 나라가 시끄러워진다. 분열과 증오의 이분법적 언어를 사용해 국민을 두 편으로 갈라놓고 자신이 그 한편에 서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은 갈등을 통합, 조정, 극복해야 하는 데 오히려 심화시키는 것은 탄핵사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이 계속 재임할 경우 경제침체, 안보불안, 국가경쟁력 약화에 유효하게 대처할 수 없어 심각한 국가적 재앙이 초래될 수 있다"며 "대통령이 말썽과 혼란의 근원이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사실상의 식물 상태가 된 대통령이 중립거국내각을 구성해 임기를 마치는 일은 그 과정에서 정파간 대립 갈등으로 국정혼란만 키울 수 있다"며 "헌법절차에 따라 차기 대통령 선거일정을 고려한, 예고된 사임이 최선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국민의 정부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장성민 전 의원도 "대통령이란 자리가 하고 싶다고 해서 유지되고 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버릴 수 있는 자리인가"고 묻고 "노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서 최고 통치권자인 대통령이 중소기업을 관리하는 '외곽 경비원'보다 미약한 존재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장 전 의원은 "대통령의 발언을 관찰해보면 매우 치밀하게 준비된 고도의 게임언술적 성격을 담고 있다"며 "자신의 지지자들은 적대감으로 응집시키고, 반대자들에겐 체념을 유도하고 있는 이중적 발언은 대한민국을 '무정부 국가'로 만들고 국민을 '무국적 사생아'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전 의원은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더 이상 국정운영을 할 의지와 열정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며 "대통령직이 통치 불능상태에 빠질 경우 언제든지 조기 대선을 실시해 국정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은 세 가지 역사적 선례 중 하나를 맞을 것"이라며 김영삼 전 대통령처럼 장기간 레임덕 코스를 밟으며 자신이 몸담았던 정당과 갈등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경우, 대만의 천수이벤 총통처럼 주변 인물들의 부패 스캔들로 국정 통제력을 상실한 채 국민과 반대당의 정치적 공격을 받는 상황, 이승만 전 대통령처럼 국민 전체로부터 분노의 대상이 돼 하야 하는 상황을 열거하는 등 독설을 퍼부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