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빅3 ‘대중 속으로’ 잰걸음

  • 입력 2006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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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유력 대선 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박근혜 전 대표는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지지 의원들을 대동하고 본격적인 대외 강연 정치에 나섰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면서 여론몰이를 가속하고 있다.》

朴“북핵 해결” 방북 가능성 시사
李“호남 운하” 물길잇기 구체화
孫“정도 정치” 여권 영입설 일축

▽“북핵 해결에 몸 바치겠다”=2일 오전 7시 반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서초구 거주자들의 모임 가운데 하나인 서초포럼의 박 전 대표 초청 특강에는 유승민 유정복 허태열 이혜훈 의원 등 ‘친박(親朴)’계 의원 25명이 참석했다. 이들 사이에서 “경선 출정식 같다”는 말이 나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북핵과 안보’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북핵 위기를 1968년 1월 21일 밤 북한 무장간첩 31명이 청와대 앞까지 침투했던 1·21사태에 비유한 뒤 ‘북핵 불용, 레드라인(금지선) 설정, 협상 병행’을 근간으로 한 ‘3트랙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또 2002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를 떠올리며 “북핵 해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측근은 “상황에 따라 박 전 대표가 방북해 협상을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단국대 강연(6일), 인터넷미디어 기자간담회(7일)를 한 뒤 이달 말에는 중국을 방문해 새마을운동 강연을 하고 북한 문제 실무자들과 만날 계획이다.

▽한반도 물길 잇기 구체화=한반도 대운하의 밑그림 구상을 위해 지난달 유럽 3개국의 운하를 둘러본 이 전 서울시장은 2일 ‘호남운하 프로젝트’로 본격적인 호남 공략에 나섰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전남 나주시청에서 열린 영산강 학술 심포지엄에서 “대한민국 제2의 국운 융성의 계기가 될 한반도 물길을 잇는 데 있어 광주 전남지역에서 영산강 뱃길을 여는 계획은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이 이날 처음으로 밑그림을 공개한 호남운하는 총연장 200km로 금강과 영산강을 연결하고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경부운하와도 연결된다. 이를 통해 내륙 물류를 개선해 낙후된 호남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것.

이와 함께 내륙산업 발전을 이끌 수출항구로서 내항과 외항을 겸할 수 있는 대규모 거점항만을 호남지역 한 곳에 건설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 전 시장은 8∼10일 일본을 방문해 과학도시 건설 공약을 완성할 계획이다.

▽제2차 민심대장정 본격화=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는 줄곧 내 자리를 지켜왔고, 정도를 걷는 정치를 해야 한다”며 여당 일각의 ‘손학규 대선후보 영입설’을 일축했다.

그는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릴 돌파구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충격요법이나 깜짝쇼를 생각하는데 나는 그래도 꾸준히 가는 게 내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손 전 지사는 다음 주부터 각종 토론회와 강연회에 참석하는 등 제2차 민심대장정에 나설 예정이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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