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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1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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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연례보고서 채택을 위한 총회 결의 투표를 앞두고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신성철 일등서기관이 발언권을 신청했다.
“IAEA가 회원국도 아닌 공화국(북한)의 핵실험을 보고서에 포함시킨 것은 불합리하다. IAEA가 편향된 시각으로 북핵 문제를 다루고 있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적대 정책이다.”
표결 결과는 북한 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찬성 114표, 반대 1표, 기권 1표였다. 북한이 유일한 반대표를 던졌고, 기권한 나라는 잠비아였다. 그런데 잠비아 대표가 발언권을 얻어 “버튼을 잘못 눌렀다”며 기권을 찬성표로 집계해 달라고 요구했다. 의장은 이 요청을 받아들였다. 결국 최종 표결 결과는 ‘115 대 1’이 되고 말았다.
‘115 대 1’이라는 수가 상징하듯 요즘 북한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완전히 외톨이 신세다. 얼마 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對)북한 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일본인 납북자 가족들이 최근 유엔본부를 방문한 데 이어 일본 정부는 유럽연합(EU)과 함께 이번 주 중으로 유엔총회의 해당 위원회에 북한의 외국인 납치를 비난하는 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그뿐 아니다. 유엔의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은 북한의 인권 침해 상황을 총회에 보고했으며, 북한 인권 문제를 안보리에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에는 그래도 비동맹국가 중에 북한을 편드는 국가가 일부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비동맹국가 진영에서조차도 북한에 우호적인 국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쿠바가 위원장인 비동맹운동 측도 최근 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항상 국가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마련인 국제사회에서 이처럼 한목소리로 특정 국가에 경고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북한은 그동안 앵무새처럼 핵실험을 포함해 모든 문제를 ‘미국 탓’으로 돌리면서 조건부 6자회담 복귀 의사를 표명했을 뿐이다. 북한 지도부는 이제 ‘네 탓’을 그만하고 ‘115 대 1’의 의미를 깊이 새겨 국제사회의 요구에 적극 호응하기 바란다. 6자회담 복귀는 그 시험대다.
공종식 뉴욕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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