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조종사 줄줄이 떠난다…올해 146명 전역예정

  • 입력 2006년 10월 9일 02시 58분


코멘트
올해 공군 조종사들의 전역이 예년보다 배 이상 늘어 핵심전력인 KF-16과 F-4 전투기 조종사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공군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전역 예정인 조종사는 총 146명으로 이 중 99명은 국내외 민간항공사에 취업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9명 중 71명은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과 F-4, F-5의 교관과 편대장으로 집계돼 높은 기량을 갖춘 전투기 조종사들의 유출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8명도 C-130, CN-235와 같은 수송기와 국산 초음속훈련기인 T-50의 교관급 조종사들이라고 공군은 설명했다. 최근 5년간 전역한 뒤 민간항공사에 취업한 공군 조종사가 연평균 49명인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민간항공사 취업 조종사는 두 배가량이다.

공군 관계자는 “군내 진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조종사들이 안정된 여건에서 60세 이상까지 조종간을 잡을 수 있는 민간항공사 취업을 갈수록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종사들의 무더기 전역 사태로 공군의 작전 운영에도 적잖은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공군은 올해 말부터 KF-16과 F-4 전투기의 조종사 충원율이 처음으로 10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 차세대전투기인 F-15K가 실전 배치되면 숙련된 비행 기량을 가진 KF-16 조종사들의 F-15K 조종사 차출이 늘어나 ‘파일럿 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공군은 앞으로 F-5로 전투태세훈련(CRT) 과정을 끝낸 초급 조종사 중에서 KF-16 조종사의 선발을 늘리는 한편 기존의 F-4, KF-16 조종사의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각종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황 의원은 “총비행시간이 750시간이 넘는 베테랑 교관 1명을 양성하려면 8년의 시간과 1인당 57억 원이 필요하다”며 “이처럼 공군의 핵심요원인 조종사들의 유출은 안보와 국익에도 큰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