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O 정책실장, 한미연합사 해체땐 작전효율 떨어져”

  • 입력 2006년 9월 28일 03시 02분


코멘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핵심 관계자는 “한국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해 한미연합사령부가 해체되면 전쟁 발발 시 (한미가) 따로 대응하게 돼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고 박근혜(사진) 전 한나라당 대표가 27일(현지 시간) 밝혔다.

벨기에 방문을 마치고 이날 독일 베를린에 도착한 박 전 대표는 “나토 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나토의 패트릭 시 정책실장과 레전드 시어리 사무총장 보좌관은 전시작전권 환수 논란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나토 측은 (평시에 작전을) 따로 하다가 (전시에) 갑자기 협조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이 룩셈부르크에서 군사 작전을 펼 때 미군과 의사소통이 잘 안 돼 많은 희생이 생긴 일을 거론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토는 (전시작전권을 통한) 공동방위 체제를 주권 침해로 보지 않고 있으며 한미연합사 체제가 굉장히 효율적인 모델이라고 했다”며 “전시작전권 (환수) 이야기를 하려면 미군 재배치가 다 끝나고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된 뒤에 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처럼 한 지역의 문제가 주변국으로 파급되는 등 안보 문제도 세계화하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동맹과의 신뢰와 네트워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소련이라는 큰 용이 사라졌지만 수많은 뱀이 우글거리고 잘 보이지도 않아 안전하지 않다. 그래서 군사작전 개념도 신속히 이동하면서 막는 쪽으로 바뀌었다”며 “시대에 따라 군사전략이 달라지더라도 동맹 간 협력은 굳건해야 한다”고 말했다.

6월 당 대표에서 물러난 뒤 첫 해외 방문에 나선 박 전 대표는 25, 2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국전쟁 참전기념탑에 헌화하고, 유럽연합(EU)과 유럽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한-EU 통상협력 확대 방안과 북한 핵 및 인권 문제를 논의했다.

박 전 대표는 28일 독일의 첫 여성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로타어 데메지에르 전 동독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베를린=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