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통일 "남북관계 못지않게 한미동맹 중요"

  • 입력 2006년 9월 22일 20시 02분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22일 "통일부 장관이니까 남북관계만 중요하게 여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을 수 있는데 대한민국의 미래에 있어 한미동맹과 남북관계 모두 제대로 끌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지역대표 자문위원 워크숍에서 '남북관계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한미 간에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는 삶의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출연한 방송 등에서 "미국이 제일 실패했다"는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이날 강연의 청중 대부분은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의원이었다.

그는 "미국 입장에서도 한미동맹이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가 얘기해야 (양국 관계가) 균형적, 호혜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미일동맹은 중국이 (이를) 견제하게 만들지만 우리는 중국을 배척하고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한미동맹은 중국을 포섭하는 동맹으로, 이를 강화하는 것은 동북아의 협력과 화해의 질서를 지킨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쌀과 비료 지원 재개에 대해서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다면 유보하고 있는 쌀과 비료의 지원을 다시 재개할 생각"이라며 "6자회담 국면을 보지 않을 수 없고 그래서 어렵지만 의연하게 상황을 감내하며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도록 여러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정부의 대북 화해협력 기조와 관련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많은 분들이 대북정책을 바꾸라고 말한다"면서 "일견 옳은 측면도 있지만 대북정책을 구사하는 것은 많은 목적을 가지고 있어 정책을 바꿀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탈북자를 대상으로 남측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 본 결과, 1990년대 말에는 부정적 견해가 65%로 많았는데 지금은 긍정적 견해가 65%로 바뀌었다면서 대북 화해협력 정책이 북한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 주변엔 남북한만 있는 게 아니다"면서 "우리가 북한에 대해 나름대로 가질 수 있는 영향력이 있고 의존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만 여러 가지 다양한 경우가 있어도 대처할 수 있다" 고 했다.

이 장관은 이어 "당장의 상황도 정확하게 고려해야겠지만 앞으로 15~20년 뒤를 내다보고 전략을 짜야 한다"면서 "이를 생각하지 않고 정책을 준비한다면 민족 통합의 시대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자칫 잃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개성공단·금강산 사업과 관련, "민간이 시장의 원리에 기초해서 하고 있는 것으로 (정부는) 기업이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유엔결의안은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재원이나 기술이전을 금지하도록 한 것이지 일반적인 교역·투자를 금지하거나 중단하라고 촉구한 것이 아니다" 고 설명했다.

그는 "개성관광과 금강산사업은 지속적으로 시장 상황을 보면서 차분하게 해나가겠다"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으로 할 수 있는 노력을 해나가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하고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한미가 함께 연구하기로 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강단에 오른 이규형 외교통상부 차관은 '국제정세 변화와 전망'이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강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두 나라 간의 동맹이 돈독하다는 것을 재확인한 데 의의가 있다"면서 "이번 회담이 참여정부 들어 6번째인데 우리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미국도 어느 정상회담보다도 심도있게 세세하게 서로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결과도 좋았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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