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와의 ‘상견례’ 성격의 자리였지만 2시간여 동안 한 총리는 덕담 대신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을 들어야 했다.
회동에는 열린우리당 김한길, 한나라당 김형오, 민주당 김효석, 민주노동당 권영길, 국민중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 김 원내대표는 “한미 간 전략적 문제인데도 정부는 진솔한 배경 설명 없이 ‘자주’란 상징성만 부각한다. 마치 ‘자주 장사’를 하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보수 진영이 전시작전권 환수를 반대하면서 ‘안보 장사’를 하려 한다고 비판하지만 이는 정부가 자초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김 원내대표는 “주권이나 자존심 차원이 아닌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고, 국민중심당 정 원내대표는 “미국이 반대하는 것을 우리가 억지로 빼앗는 게 아니라 미국의 이익과도 맞는 것이라면 국민에게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한 총리는 “우리도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이용하려는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고 참석자가 전했다.
노 대통령의 ‘코드 인사’ 논란과 관련해 민주당 김 원내대표는 “‘코드 인사’를 할 수 있지만 전문성과 자질이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노 대통령 자신”이라며 한 총리에게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당부했다.
한나라당 김 원내대표는 증권선물거래소 감사 낙하산 인사를 예로 들며 ‘인사 전횡’이라고 비판한 뒤 한 총리에게 “노 대통령에게 정식으로 보고해 문제를 풀어라”고 말했다. 그는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 경질 파문에 대해서도 “국정조사를 요구해 놓은 만큼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여야 5당 원내대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파문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대처하기로 합의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