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이어 '수해골프' 파문

  • 입력 2006년 7월 30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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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수해지역에서 골프를 쳐 물의를 일으킨데 이어 이번에는 여권 고위 인사들이 수해지역 골프장에서 기자들과 모임을 가져 파문이 일고 있다고 MBC가 29일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이날 "29일 김혁규 열린우리당 전 최고위원과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김태랑 국회 사무총장 등 여권 고위 인사들이 열린우리당 출입기자 8명과 함께 충북 충주의 골프장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MBC는 "이 골프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강금원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난 지역"이라며 "정 장관과 김 전 최고위원은 오늘 자리가 골프를 치기 위한 모임이었던 것은 맞지만 수해 때문에 골프는 치지 않고 아침식사만 한 뒤 빠져 나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사는 그러나 "김태랑 국회 사무총장 등 나머지 일행들은 라운딩에 나섰으나 비가 와 도중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김혁규 전 최고위원 발언을 통해 "두 팀이 나가서 두 홀 치다가 갔다"고 보도했다.

골프 모임에 참석한 언론사 기자들은 방송 3개사, 신문 4개사, 통신 1개사 소속 정치부 기자 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한나라당은 수해지역에서 여당 중진 등이 골프를 친 것에 대해 정치권 전반의 자성을 촉구했다.

유기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은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다. 누구를 비난할 염치도 없다"고 전제한 뒤 "이번 골프에 대한 여권 지도부가 어떤 책임을 지는지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당 소속 인사들의 윤리의식을 고취시키는데 노력할 것"이라며 "재발하지 않도록 정치권 전반에서 자성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자원부는 MBC 보도와 관련 "정 장관이 (골프) 모임에 참석은 했으나 골프는 치지 않았다"고 30일 밝혔다.

산자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정 장관은 골프 모임에 초청받았으나 수해 상황에서 골프가 부적절하다고 판단, 조찬에만 참석하는 것으로 3일전에 초청자 측에 양해를 구해놓았다"면서 "실제 정 장관은 이날 평상복 차림으로 모임에 나가 간단한 조찬을 한 뒤 바로 과천청사로 이동, 수해 관련 안전대책팀 근무상황 등의 현안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산자부는 "정 장관은 26¤30일의 공식 휴가일정 중 3일간 비가 오지 않던 남부지방에 머물렀지만 중부지역 수해를 감안해 골프를 치지 않았다"면서 "정 장관이 수해 기간에 골프장을 찾았다는 MBC 보도 내용만 보면 마치 정장관이 실제로 골프를 친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선홍기자 su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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