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교사교육용 교재 북한역사책 내용 베꼈다

  • 입력 2006년 7월 2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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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교재와 北서적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가 지난해 통일교육 담당 교사를 대상으로 연 ‘통일학교’의 교재(위)가 상당 부분 북한의 ‘현대조선역사’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밝혀졌다. 아래 사진은 남측의 한 출판사가 펴낸 ‘현대조선역사’의 표지.
전교조 교재와 北서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가 지난해 통일교육 담당 교사를 대상으로 연 ‘통일학교’의 교재(위)가 상당 부분 북한의 ‘현대조선역사’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밝혀졌다. 아래 사진은 남측의 한 출판사가 펴낸 ‘현대조선역사’의 표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산지부가 지난해 교사 교육용 통일교재를 만들면서 북한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가 1983년 펴낸 ‘현대조선역사’를 상당 부분 그대로 베낀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통일교재는 6·25전쟁을 ‘조국해방전쟁’으로 묘사하는가 하면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여과 없이 소개하는 등 북한의 역사관을 그대로 옮겨 놓았으며, 김일성의 항일투쟁활동 중 북한이 날조한 내용까지 그대로 인용했다.

이 때문에 교사는 물론 학생들에게도 친북 편향적 역사관을 심어 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뉴라이트 단체인 ‘친북반국가행위 진상규명위원회(친북규명위·위원장 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가 25일 내놓은 ‘전교조 부산지부 통일학교 교재의 친북 반국가성 분석’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지난해 10월 18일부터 11월 1일까지 화요일마다 총 3차례에 걸쳐 부산지부 강당에서 사회 도덕 역사 등 통일에 관한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 30여 명을 대상으로 통일학교를 열었다.

강연 주제는 ‘일제시대의 해방투쟁’(제1강) ‘해방 이후 이북의 현대사’(제2강) ‘북-미 핵 대결에서 드러난 이북의 새로운 사상은 무엇인가’(제3강) 등이다.

친북규명위는 강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제1강과 제2강의 강연 자료 내용이 북한의 ‘현대조선역사’와 거의 흡사하다고 밝혔다.

이 교재는 항일무장투쟁의 역사적 의의에 대해 ‘주체사상을 지도적 지침으로 해 전개된 근로인민대중의 자주성 실현을 위한 혁명투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대조선역사 165쪽에 나오는 내용과 똑같다.

또 6·25전쟁과 관련해 이 교재는 ‘김일성은 6월 26일 전체 인민들을 위한 방송연설에서 조국해방전쟁의 승리를 위한 전투적 과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역시 현대조선역사 274쪽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전교조 부산지부는 ‘북-미 핵 대결에서 드러난 이북의 새로운 사상은 무엇인가’라는 강연에서 북한의 ‘선군(先軍)정치’를 찬양하기도 했다.

전교조 부산지부 양혜정 통일위원장은 “북한을 제대로 알고 싶다는 교사들의 요청에 따라 통일학교를 열었다”며 “북한의 역사를 잘 보여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 현대조선역사에서 상당 부분 인용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성호 교수는 “전교조 부산지부의 통일교재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북한 정권을 정당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친북 편향적 역사관을 수용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잘못된 역사의식을 주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지난해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 동영상 교육 자료를 만들면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얼굴을 한 캐릭터가 천박한 언행을 하는 장면을 담아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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